[SPO 일문일답] 클린스만 감독 "손흥민 베트남전 출전 여부, 아직 알 수 없다"

박대성 기자 2023. 10. 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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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과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박대성 기자]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다. 손흥민, 황인범은 오늘 훈련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 출전 가능성을 확실히 알리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른다.

경기 하루 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사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 월드컵 2차예선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친선전이다. 긍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유지할지 중요하다. 두 명의 선수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다. 손흥민, 황인범은 오늘 훈련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튀니지전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얻었는데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다. 손흥민, 황인범은 오늘 훈련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튀니지와 친선전은 4-0으로 이겼다. 사타구니 통증으로 이틀간 훈련을 빠졌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손흥민 빈 자리는 이강인, 황희찬, 조규성 조합으로 메웠다.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상대 수비진과 적극적으로 맞섰다. 2선의 이재성과 이강인, 황희찬은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튀니지 수비 사이를 공략했다. 튀니지는 한국이 공격 진영에 들어올 때마다 선수 두세 명이 둘러싸는 등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했다.

▲ 이강인 ⓒ곽혜미 기자

두 팀 모두 거칠게 나왔다. 튀니지는 이강인의 전진을 억제하려 강하게 견제했다. 깊은 태클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은 조규성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고 후방에서 김민재가 공격수들을 몸싸움으로 제압하는 등 맞불을 놨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수비진에서 미드필드로 좀처럼 공이 전달되질 않았다. 20분 뒷공간을 노린 패스를 황희찬이 크로스로 마무리했지만 부정확했다. 21분 조규성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벗어났다. 이날 첫 슈팅이었다. 24분 이기제의 중거리 슈팅은 힘없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박스 안까지 좀처럼 접근하지 못했다. 34분 박용우의 먼 거리 슈팅은 골문 위로 떴다.

오히려 튀니지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간결한 패스로 한국의 수비 진영까지 들어왔다. 39분 중거리 슈팅은 한국의 골문 상단을 살짝 스쳐 갔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전 첫 유효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강인은 후반 9분 상대 파울을 유도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마무리했다. 왼발 킥은 예리하게 날아가더니 왼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이강인의 A매치 데뷔골이다.

멀티골까지 터트렸다. 이강인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공을 잡더니 간결한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 하단을 노렸다. 골키퍼는 쳐다볼 수밖에 없는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한국은 황의조(노리치 시티)와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투입하고 황희찬과 조규성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세 골 차로 한국이 앞섰다. 22분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의 말을 맞고 들어갔다. 이강인의 코너킥이 예리하게 김민재 머리를 찾았다. 한국이 3-0 리드를 잡았다. 사실상 경기가 기울자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두 명을 더 교체했다. 상대와 충돌해 얼굴쪽 통증을 느끼던 설영우를 대신해 김태환(울산)이 들어갔다. 이순민(광주FC)은 홍현석 자리로 배치됐다.

▲ 김민재 ⓒ곽혜미 기자

후반 추가 시간 황의조는 한국에 네 번째 골을 안겼다. 뒷공간을 파고들더니 골키퍼 왼쪽을 정확히 노려 골문 구석을 갈랐다. 한국은 4-0 승리를 거뒀다.

튀니지는 26위 한국보다 세 계단 아래다. 클린스만호는 10월 평가전에서 튀니지와 베트남을 차례로 만나 내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북아프리카 국가인 튀니지는 아랍권으로 분류돼 클린스만호는 튀니지와 경기를 통해 아시안컵 본선에서 만날 중동 국가들을 대비할 심산이다.

지난 3월 출항한 클린스만호는 약 반년 동안 승리가 없었다. 3월 콜롬비아와 첫 경기에서 비겼고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1-2로 졌다. 6월 페루와 경기에서는 0-1로 패한 뒤 엘살바도르와 경기에서 후반 막바지 실점하며 1-1로 비겼다. 9월 유럽에서 진행된 친선 경기에서 웨일스와 0-0으로 비기더니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첫 승전고를 울렸다. 이번 튀니지전에서는 국내 경기 첫 승리를 따내며 첫 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이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손흥민은 "감독님과 얘기가 된 부분이다. 사실은 감독님께서 조절을 해주셨다. 선수들이 나 없이도 잘 뛰었다.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 잘 대처해줬다. 좋은 경기력과 골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런 경기를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축구대표팀 베스트 11 ⓒ곽혜미 기자

멀티골을 터트린 이강인이 벤치로 돌아오자 손흥민은 포옹과 함께 맞아줬다. 당시 상황에 대해 손흥민은 "모든 선수를 안아주려 노력했다. 많이 고생했다. 이강인이는 대표팀 첫 골을 넣었다. 꿈꿔오던 순간 아니겠나. 너무 좋았다. 더 많은 골을 대표팀을 위해 넣어야 할 텐데, 마지막 골이 아닌 더 많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경기를 뛰지 않을 때도 편하지 않다. 긴장을 많이 한다. 강인이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고생해줘 고맙다"라고 말했다.

주축 공격수이자 주장 손흥민이 휴식한 가운데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너무 잘하죠"라며 웃더니 "뿌듯하다. 선수들이 소집 훈련 때 준비한 게 경기장에서 잘 나와 기분이 좋다. 웃자고 얘기하는 거지만 ‘저 없이도 잘하지 않겠나’라는 생각도 했다. 선수 한 명으로 팀이 변하기는 드물다. 모든 선수가 필요하고, 모두 준비를 잘했다. 경기를 못 뛴 선수는 안타까워할 수 있지만, 본인이 경기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한다면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이강인 ⓒ곽혜미 기자
▲ 이강인 김민재 조규성 ⓒ곽혜미 기자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베트남전 앞둔 소감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 월드컵 2차예선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친선전이다. 긍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유지할지 중요하다. 두 명의 선수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다. 손흥민, 황인범은 오늘 훈련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튀니지전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얻었는데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이강인이 경기 중 포지션이 바뀌었다. 베트남전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강인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너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환상적인 경기력이었다. 이강인이 한 단계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양 측면, 중앙 모두를 뛸 수 있다. 손흥민이 돌아오면 어떻게 조합을 맞출지도 지켜볼 만한 일이다. 4-2-3-1 포메이션을 쓰면서 공격 위치에 있는 선수들에게 로테이션을 써 보고 있다. 경기 중 포지션 체인지가 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수비 전환이다. 이것은 현대 축구 흐름이다. 선수들이 상당히 잘해주고 있다. 지난 경기에선 이재성과 이강인이 대화를 통해 포지션을 잡는 모습이 있었다. 이강인 스스로도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경기 후반부에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볼을 걷어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베트남을 얼마나 알고 있나 (베트남 외신 기자)

"절대 약한 상대가 아니다. 아시안컵 조 순위에 따라 16강에서도 만날 수 있고 월드컵 예선에서 만날 수 있다. 아시아팀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상대들이다. 월드컵 2차예선과 아시안컵에 가기전 마지막 친선전이다. 보완해야 할 점을 테스트할 수 있다."

▲ 클린스만 감독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이강인 ⓒ곽혜미 기자

기존에 많이 뛴 주전 선수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지? 출전이 없던 선수에게 기회를?

"두 가지를 다 생각해야 한다. 기존에 경기 출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교체를 6장까지 쓸 수 있는데, 최대한 많은 교체를 하면서 운영할 것이다. 전반에 생각한 흐름대로 간다면 후반전에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조직력 실험도 할 예정이다. 선수들도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속성도 가져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 추가적으로 손흥민, 황인범 출전 가능성은 잘 모르겠다. 최종적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혹여나 출전하지 못해도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안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서로 교감을 하고 공감대가 생기고 팀이 하나되는게 중요하다. 이제 4번째 소집이다. 한 번 소집에 길게는 9일 정도 보낸다. 짧은 시간이지만 어떻게 팀을 만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 몸 상태가 100% 아닌 선수들도 소집 기간에 함께해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 부재로 김민재가 주장 임무를 수행했는데?

"손흥민 부재로 인해서 주장 완장을 찼는데, 옆에 있는 이재성에게 주장 완장을 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손흥민이 없을 때 김승규가 찬 적이 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 발전을 도와주고 있다. 김민재의 성장세를 보면 정말 놀랍다. 리더십까지 있는 선수다. 튀니지전도 상당히 잘했다. 손흥민 부재시 주장 완장을 누구에게 채워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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