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MF' 이재성 "강인이와 스위칭? 원래 있던 일...감독님이 자유 주셨다"[수원톡톡]
[OSEN=수원, 고성환 기자] "그날 경기에서만 그랬던 게 아니다."
'대표팀 핵심 엔진' 이재성(31, 마인츠)이 후배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과 포지션 변경에 관한 뒷이야기를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10월 A매치 2차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26위 한국이 95위 베트남에 크게 앞선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주장 손흥민 없이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크다.
이강인이 환상적인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뽑아냈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에 맞고 쐐기골로 연결됐다. 여기에 교체 투입된 황의조도 종료 직전 골 맛을 봤다. 그 덕분에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첫 홈 승리와 연승을 일궈냈다.
이제 다음 상대는 베트남이다. 전력 차이는 작지 않다. 베트남은 한국에 오기 전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모두 0-2로 완패했다. 여기에 에이스 미드필더 응우옌 꽝하이까지 허벅지를 다쳐 출전이 어렵게 됐다.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아야 하는 상대. 이재성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위기는 너무 좋다. 첫 경기 튀니지전을 잘 치렀다. 좋은 분위기에서 잘 준비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경기 후 휴식을 주셔서 다들 몸도 마음도 잘 쉬었다. 특히 아시안게임 다녀온 선수들은 휴식도 없이 바쁘게 달려왔는데 충분한 휴식이 됐을 것"이라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재성은 "이번 베트남전도 중요한 순간이다. 내겐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베트남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만나게 될 팀과 비슷한 상대다. 실전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재성은 지난 튀니지전 도중 이강인과 포지션을 바꿨다. 이강인의 요구로 이재성이 중앙으로, 이강인이 우측으로 위치를 옮겼다. 그 결과 한국 공격이 점차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강인도 멀티골을 뽑아내며 펄펄 날았다.
이재성은 "그날 경기에서만 그랬던 게 아니다. 강인이가 훈련장에서도 최근 우측에서 많이 뛰는 만큼 오른쪽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대표팀 2선 자원들 모두가 양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또 우리끼리 정했다기보다는 감독님께서 자유를 주셔서 선수들끼리 경기장 안에서 대화를 나누며 편안하게 자리를 바꿀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좋게 작용했다. 앞으로도 조합을 찾을 때 서로가 어느 포지션에서 더 활약할 수 있을지 잘 맞춰나가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상대 베트남은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약한 상대다. 하지만 한국 역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한 수 아래 팀을 상대로 고전한 경험도 적지 않다.
이재성은 "전력 면에서 우리보다 약한 팀을 만날 때 항상 잘하진 못했다. 어려움을 겪은 경기도 있었다. 첫 번째로 정신적인 부분을 더 잘 준비해야 한다. 어제도 감독님께서 마지막 패스나 슈팅 훈련에서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더 잘 준비해야 확실히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또 상대가 약하다고 해서 승리가 그냥 따라오는 건 절대 아니다. 언제나 그랬다. 선수들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나나 흥민이가 선수들에게 또 한 번 말해줘야 한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번 준비 과정과 경험을 통해 2차 예선에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힘줘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튀니지전에서 김민재에게 임시로 주장 완장을 맡겼다. 선배 이재성이 경기장에서 본 주장 김민재는 어땠을까.
그는 "민재가 지난 경기에서 완장을 차고 뛰었지만, 완장을 차지 않는 경기에서도 언제나 리더 역할을 해줬다. 뒤에서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리더 역할을 많이 했고, 충분히 자질을 갖췄다. 앞으로도 대표팀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선수다. 이런 경험을 통해 더 성숙해지면서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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