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김기현 2기, 핵심은 수도권·70년대생…당정대 관계도 "주도적으로"
7명 중 4명 '수도권'…평균 연령 52세로
김기현 "민심 동떨어지면 시정 요구해 관철"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라는 결과를 받아든 국민의힘이 16일 수도권과 1970년대생으로 대표되는 ‘김기현 체제 2기 지도부’를 출범하며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당·정·대 관계에서 당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정부·대통령실과의 관계 변화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당 정책을 이끌 정책위원회 의장에 유의동 의원(3선·경기 평택을)을 임명하는 안을 추인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예지 의원(초선·비례)을, 사무총장에 이만희 의원(재선·경북 영천청도)을 각각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조직부총장은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이, 여의도연구원장은 김성원 의원(재선·경기 동두천연천)이 각각 맡는다. 수석대변인과 선임대변인엔 각각 박정하 의원(초선·강원 원주갑)과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각각 선임됐다.
당직자 임명 후 이어진 상견례에서 김기현 대표는 서민·민생 친화형 당 운영을 공언하며 당직자에게 민생과 관련된 정책 개발을 주문했다.
이번 인선은 젊어진 수도권 중심 지도부로 요약된다. 이번에 임명된 7명 가운데 4명이 수도권에 지역 기반을 뒀다. 직전 임명직 당직자 8명 가운데 조직부총장을 지낸 배현진 의원(초선·서울 송파을)만 수도권 지역구였고 나머지 7명 모두 보수정당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영남권(강대식·박대출·박성민·강민국·박수영)과 강원권(이철규·유상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셈이다. 이번 인선에선 제외된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수도권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적임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親윤석열) 색채도 덜어내면서 당내 통합을 꾀했다는 것 역시 이번 인선의 큰 특징이다. 정책을 구상하고 당정 간 조율을 이끄는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유의동 의원은 2016년 대선에서 유승민 당시 후보 측 수행단장을,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 측 직능본부장을 각각 역임한 인사다. 그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될 당시에도 ‘원팀’을 위한 인선으로 풀이됐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청년·여성 몫으로 지도부에 참여하게 된 김예지 의원과 재선의 김성원 의원, 수석대변인에 재임명된 박정하 의원 역시 뚜렷한 계파는 없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이 이번 인선을 두고 김기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강조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인사가 맞다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1970년대생을 전진 배치하고 통합형 인사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당이 지향하는 바를 보여준다”고 설명한 배경이다.
다만 당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는 이만희 의원이 사무총장에 인선된 것을 두고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친윤 색채가 비교적 옅긴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공천 실무를 담당해 상징성이 큰 자리를 대구·경북(TK)이 가져갔다는 이유에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영남권 의원이 과반을 차지하는 당 상황상 TK를 너무 배제할 순 없었다”며 “사무총장에 요구되는 안정감과 진중함을 갖춘, 실무형 인물이라는 점에서 제격”이라고 말했다.
“당정대 관계 건강하게”…관계 변화 예고한 김기현
인적 쇄신을 단행한 국민의힘은 당정 관계에서도 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 방향을 발표하면서 6대 실천 과제 가운데 하나로 “당과 정부,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더 건강하게 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는 “현안에 대해 사전에 긴밀히 조율해 당·정·대가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그럼에도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시정을 적극 요구해 관철시켜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선 패인 가운데 하나로 대통령실 의지를 반영한 공천이 꼽히는 데다 윤석열 정부가 민심과 맞지 않는, 인사·이념 논란을 빚는데도 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의원이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지 말고 할 말을 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은 쇄신안 발표에도 당내 일각에선 비판 의견이 여전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우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끝내 사과와 반성, 무한책임은 없었다”며 “선거 참패의 원인이 윤석열 대통령에 있다는 내부 지적에도 임명직 당직자의 뜬금없는 사퇴로 마무리돼 ‘용산 출장소’답게 꼬리자르기 쇼를 답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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