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RESS] 클린스만 "손흥민-황인범 베트남전 출전 여부, 아직 몰라...절대 약체 아닌 팀"
[인터풋볼=김대식 기자(수원)] 베트남전에서도 손흥민이 뛰지 못할 수도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FIFA 랭킹 95위)과 10월 A매치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은 지난 13일에 진행된 튀니지와의 친선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거둔 두 번째 승리이자 첫 다득점 경기였다. 토트넘에서도 부상을 참고 뛴 손흥민이 벤치에서 출발한 가운데 한국의 전반전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답답한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클린스만 감독 체제 이후 계속해서 거론된 방향성 문제가 지속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서 이강인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후반 10분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멋진 국가대표팀 데뷔골을 성공시킨 이강인은 곧바로 추가골까지 뽑아내면서 팀에 2-0 리드를 안겼다.
이강인의 맹폭격에 튀니지는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후반 22분 이강인의 코너킥에서 나온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3-0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황의조의 쐐기골로 4-0 승리를 완성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베트남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베트남과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에 있을 월드컵 아시안 2차예선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친선전이다. 긍정적인 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팀적으로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흥민, 황인범은 오늘 공식 훈련 후에 몸상태를 확인해보고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튀니지전에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포지션 활용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지난 경기에서 이강인은 처음에는 홍현석-박용우와 함께 중앙에 배치됐다. 튀니지가 중앙에 촘촘한 수비 조직을 세우면서 이강인이 중앙에서는 볼을 받을 만한 공간이 없었다.
이에 이강인은 자신이 우측으로 이동하는 게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클린스만 감독과 우측에서 뛰고 있던 이재성에게 요청했다. 이강인이 우측으로 이동해서 측면을 흔들기 시작하자 튀니지 수비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2골을 터트리면서 국가대표팀 데뷔 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이강인은 "저와 (이)재성이 형을 생각했을 때 바꾸는 게 더 좋을 것 같았고, 감독님께서도 그걸 '오케이' 해주셨다. 그렇게 바꾸면서 경기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 그렇게 하게 해주시고, 저희의 얘기를 들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더불어 그걸 받아준 재성이 형한테도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활약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너무 잘했고, 환상적이라서 기뻤다. 이번 계기로 발전하는 것 같다.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강인은 양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이재성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돌아왔을 때 어떻게 조합을 준비할 것인지도 봐야 한다"며 이강인을 특정 포지션에서만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도 이강인을 비롯한 2선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스위칭 플레이를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4-2-3-1 포메이션을 쓰면서 2선 선수들에게 포지션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수비 전환이다. 공격하다가 수비로 전환됐을 때 빈 공간을 막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수비하길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러한 역할을 요구하는 이유는 현대 축구의 흐름 때문이었다. 그는 "이런 면은 내가 특별히 지시했다기보다는 현대 축구의 흐름이다. 현대 축구에서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부분이다.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강인이 수비적으로 더욱 더 성장하고 있다는 걸 짚어줬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는 이재성이 대화를 통해 이강인의 수비 포지셔닝을 잡아줬다. 이런 모습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성장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러 장면이 인상 깊었다. 후반전에 이강인이 페널티박스까지 와서 공을 걷어내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 모습이 이강인이 수비적으로 배우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고 전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과연 대표팀이 FIFA 랭킹 95위인 베트남과 굳이 평가전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다. 베트남이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평가전으로서의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베트남의 많은 경기를 보면서 분석했다. 절대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곧 있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조 순위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따라서 16강에서 만날 수도 있다. 혹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시아팀이랑 상대하면서 이를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에게 상대가 누구든 앞으로 어느 시점에서 만날 수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2차예선과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친선전이기 때문에 얼마나 스스로 준비했는지 시험할 수 있는 경기다. 최선을 다해서 임할 것"이라며 전력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전력을 다한다고 하지만 베트남을 상대로 최정예를 쓰기엔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평가전이기에 기존 베스트 일레븐 자원이외에 다른 선수들을 기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승리와 로테이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두 가지 모두를 생각해야 한다. 팀의 연속성을 가져가야 할 시기다. 한편으로는 경기 출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베트남전 힌트를 남겼다.
이어 "내일 6장까지 교체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많이 교체를 할 것이다. 전반전에 잘 진행이 된다면 후반전에 많은 기회를 주면서 다가오는 일정에 대한 실험도 할 예정이다. 점점 선수들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 선수들끼리의 케미스트리도 나오고 있기에 지속성도 가져가야 한다. 두 가지를 모두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 중인 손흥민을 굳이 발탁했는가에 대한 여론을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그는 "추가적으로 손흥민, 황인범이 얼마나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확인해봐야 한다. 출전하지 못해도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은 주장이다. 옆에 있는 이재성도 그렇지만 황인범도 경험이 많다. 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라는 팀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믿음을 가지고, 스태프와 교감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팀으로서 모든 선수들이 하나의 방향성을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이번이 4번째 소집이다. 소집할 때마다 선수들과 9일 정도 시간을 보낸다. 짧은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큰 대회를 앞두고 팀 분위기를 얼마나 만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 경기 출전 여부를 모르겠지만 100%가 아닌 선수들도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튀니지전에서 주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민재를 칭찬함과 동시에 자신이 지향하는 팀의 모습을 언급했다. 그는 "손흥민 부재로 인해서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맡았는데 이재성에게 주장을 맡겼어도 됐을 것이다. 내가 오기 전에는 김승규가 주장을 했던 경기도 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은 후배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팀으로서 발전할 수 있다"며 주장 1명이 아닌 베테랑 전체가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지난 몇 년 간 김민재의 성장은 놀랍다. 칭찬해야 한다. 리더십까지 가지고 있는 선수다. 지난 경기도 잘했다. 누구에게 주장 완장을 주는지 상관없다. 팀으로서 성장하는 게 더 중요하다. 손흥민의 부재에도 누가 주장이 되든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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