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 최악상황 지나 … 투자기회 찾을 때"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0. 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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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지포 참여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
부동산 리츠 최대 80% 하락
유동성 충분하다면 주목할만
당분간 4~5%대 고금리 전망
중장기채 지금이 투자 적기
긴축 종료땐 매도 차익 기대
인플레에도 기업 실적 탄탄
미국 증시 앞으로 더 오를 것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지난달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세계지식포럼 '슈퍼리치와 일류기업 투자기법'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사람들이 몰릴 때를 경계해야 한다. 모두가 우르르 투자에 나설 때가 최악의 투자 시점일 수 있다. 반대로 다들 비관적일 때 투자 기회가 있다.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거꾸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최근 개최된 세계지식포럼 '슈퍼리치와 일류기업 투자 기법' 세션에서 한국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고금리·고물가에 지정학적 위험까지 대두되면서 전체 자산군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는 가운데 오히려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선 토포 회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4%에서 5%를 오가는 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높은 금리는 주식시장에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의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현재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토포 회장은 그럼에도 미국 증시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업 실적인데, 고금리와 높은 물가 수준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 실적이 선전하고 있어 주식시장도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세간의 인식과 달리 높은 물가상승률이 기업 실적 하락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률이 높으면 기업들의 원자재 비용이 치솟고, 물가를 낮추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상승해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토포 회장은 "인플레이션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기업은 인플레에 맞춰 판매하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바로 상향 조정해 생산비용 상승분을 상쇄하는 방식으로 인플레를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기간 주식 투자는 오히려 매력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주식과 대체재 관계에 있는 채권에 대해서도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수익률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 수익률이 0% 수준까지 내려가 채권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했고 당시에는 모든 수익을 주식을 통해 냈다"며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누구나 단순히 채권을 매수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채보다 수익률이 높은 중기채나 장기채 투자가 유리하며 달러 표시 국채도 좋은 투자처"라고 짚었다.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은 단기채보다 금리 등락에 따른 가격변동폭도 크지만 그만큼 금리 인하 시 매도 차익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 표시 국채의 경우 경기 및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커지므로 유망한 투자처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급변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시각도 공유했다. 토포 회장에 따르면 미국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자금줄이 됐던 지방은행 위기설마저 대두되고 있다. 재택근무로 인해 미국 주요 도시들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높아지면 지방은행들이 부동산 운용사에 빌려줬던 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그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금 기록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 리츠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최대 80%까지 떨어졌는데, 유동성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이 오히려 투자 적기"라고 역설했다.

토포 회장은 이스라엘 출신 글로벌 투자자이자 기업가다.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의 자문 아래 한국 최초의 독립적 자산관리 회사인 TCK를 설립했다. TCK는 한국 기업가, 최상위 부유층 가문 및 기업들을 위해 맞춤화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배우자 야스민 토포와 공동 설립한 한·이스라엘 혁신센터의 선임고문도 맡고 있다. 한·이스라엘 혁신센터는 한국 유수의 기업들과 이스라엘의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을 연결하고 있다.

토포 회장은 22년간 투자운용사에서 활동해왔다. 부동산, 글로벌 주식 및 채권, 프라이빗에퀴티, 벤처캐피털, 헤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1998년에는 이스라엘 농촌 지역의 개발과 빈부격차 축소를 위한 비영리단체인 디젬(DEGEM)을 설립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에서 병역의무를 수행했으며, 텔아비브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홍혜진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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