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화물중개 ‘화물잇고’ 출시···티맵·카카오·KT 등 ‘메기 격돌’
LG유플러스가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을 출시하며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에 뛰어든다. 미들마일 시장은 제품을 생산자에서 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옮기는 중간단계다. 계약이 대부분 아날로그 형태로 진행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과 파트너사와의 협업 시너지로 3년 내 관련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16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 운송을 의뢰받아 차량을 배차하는 주선사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하는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출시한다고 밝혔다. 주선사가 웹에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가 모바일 앱으로 원하는 화물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다.
화물잇고는 배차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실시간 운송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 최초로 플랫폼에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최적의 길 안내로 차주의 업무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신한카드와 협업해 빠른(다음날) 정산도 구현한다. 차주의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의 시장 안착을 위해 서비스는 당분간 무료로 시행된다.
LG유플러스는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전통적 사업 강자들과 협업을 택했다. 상위 5%에 속하는 화물운송 중개 기업 강동물류와 디지털 물류 스타트업 디버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종오 LG유플러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 상무는 “LG유플러스만의 물량과 네트워크 계열사들의 시너지가 있어 운영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LG그룹사에도 미들마일 물류가 잠재돼 있어 협업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상무는 “물류업계 종사들과 함께하는 상생 계획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당장은 (주선사) 인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의 참여로 미들마일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배적 사업자가 없는 데다 디지털 기술이 이제 막 도입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들마일 중개 플랫폼 ‘화물마당’ 지분(49%)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선 카카오모빌리티도 이달 중 ‘카카오T 트럭커’ 서비스를 출시한다. SKT는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지난 2월 ‘티맵 화물’ 서비스를 내놨다. CJ대한통운과 KT도 각각 화물 정보 중개 플랫폼 ‘더 운반’ ‘브로캐리’를 운영하고 있다.
미들마일 시장은 37조원에 달하지만 영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배차 오류와 정산 지연, 화주와 차주간 분쟁 등의 문제가 적지 않았다.
ICT업체들은 화물 운송 중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편의성을 높이고 거래 투명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대형 ICT 기업들이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지는 ‘메기효과’를 기대하는 이면에, 기존의 중소 운영사들이 자생력을 잃어 생태계가 교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대기업들이 화물 운송 시장을 장악하고 나면 투자 비용 회수를 위해 플랫폼 이용료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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