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면 강행군 예정된 손흥민, 베트남전 활용법은?
베트남전을 앞둔 축구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튀니지전에 출전하지 않고 모처럼 푹 쉬었던 손흥민(토트넘)의 출전 여부다. 약체인 베트남이 상대인 것은 팬들에게 있어서는 분명 김이 새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손흥민이 출전해 골까지 터뜨린다면 축구장을 찾은 팬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채울 수는 있다.
하지만, A매치 기간이 종료되면 곧바로 소속팀에서 리그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손흥민의 상황을 감안하면 약체인 베트남을 상대로 굳이 무리해서 출전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손흥민의 몸상태는 현재 100%가 아니다. 이번 A매치를 위해 대표팀에 오기 전부터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껴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토트넘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이런 손흥민의 몸상태를 고려해 매경기 적절한 선에서 교체하며 철저하게 관리했다.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손흥민에 대한 관리는 계속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튀니지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출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끝내 경기에는 투입하지 않았다. 교체로라도 손흥민을 투입하지 않은 것은 아직 손흥민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뜻한다.
사실 향후 이어질 일정, 그리고 소속팀의 현 상황을 감안하면 손흥민은 지금 휴식을 취하는 것이 맞다. A매치 기간이 종료되면 토트넘은 24일 풀럼, 28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그 경기가 예정돼 있다. A매치를 위해 한국과 영국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피곤한데, 시차 적응까지 더하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풀럼전은 어느 정도 로테이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토트넘은 손흥민의 포지션에 나설 수 있는 주축 자원들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의 경우 이반 페리시치는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아웃됐고, ‘이적생’ 마노르 솔로몬 또한 무릎 반월판 연골이 찢어져 수술을 받아 올해 안으로 복귀가 불가능하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을 대체할 수 있지만, 히샤를리송의 경기력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다시 말해 손흥민이 어떤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서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이 대표팀에 와서 1경기도 뛰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는 것은, 그를 발탁한 의미가 퇴색되는 일이다. 특히 이번 10월 A매치는 ‘실전’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다. 한국은 11월 A매치 기간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를 가지고 곧바로 1월에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선다. 지금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오랜기간 손흥민과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고는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과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은 엄연히 다르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에 동료들과 함께 적응하고 녹아들어야 한다. 손흥민이 짧고 굵게 뛰면서 팀원들과 손발을 맞추고 골맛을 본 뒤 휴식시간을 갖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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