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기관차' 톰의 질주…김주형, PGA투어 통산 3승 달성
생애 첫 타이틀 방어…PGA투어 역사상 '최연소' 타이틀방어
우승 기념 계획 묻자 "아껴둔 초콜렛 먹을 것"
어린 시절 세계를 떠돌며 골프를 익혔다. 애니메이션 '꼬마 기관차 토마스'의 주인공을 닮아 영어 이름을 '톰'으로 붙였다. '꿈의 무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며 "디즈니랜드에 온 다섯살 아이가 된 기분"이라며 눈을 빛내던 '꼬마기관차'는 이제 14개월만에 3승을 꿰어차내는 '폭주기관차'로 성장했다. 16일 PGA투어 통산 3승과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성공해낸 김주형(21·사진)이 주인공이다.
김주형은 이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4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애덤 해드윈(36·캐나다)를 1타차로 꺾으며 대회 2연패와 투어 3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51만2000달러(약 20억5000만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투어 2승을 거둔 김주형은 이날 우승으로 대회 2연패와 함께 투어 3승을 기록했다. PGA투어에서 3승 이상 거둔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8승), 김시우(4승)에 이어 김주형이 세 번째다.
이번 우승은 김주형에게 또 하나의 '최연소' 기록을 안겨줬다. 지난해 8월 임시특별회원 자격으로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풀시드를 확보한 그는 그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에서 만 20세 3개월로 2승을 올리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의 2승 나이 '20세 9개월'을 앞질렀다.
이번 우승으로는 타이틀 방어 부문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김주형이 지난 110여년 사이 PGA투어가 인정하는 타이틀을 발어한 선수 중 가장 어리다"고 전했다.
이날 우승이 확정된 뒤 김주형은 "힘든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었다. 그러기에 이번 우승이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지난 1년간 PGA투어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였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는 '골프황제'의 어린 시절을 소환했다. 지난 4월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프레드 커플스(64·미국)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며 오거스타내셔널GC에 데뷔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21살 청년은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는 "지난해 말 순식간에 2승을 거두면서 갑자기 세계랭킹 13위에 올랐다"며 "올해는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많은 것을 기대했다"고 털어놨다. 부담감은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14개 대회에 출전해 세차례 커트 탈락을 했고 톱10은 단 2차례에 그쳤다.
지난 7월, 김주형은 새로운 코치 크리스 코모와 스윙 교정에 나섰고 빠르게 감각을 회복했다. 지난 8월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에서 공동 6위에 오른 그는 이어진 메이저대회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생애 첫 출전이었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는 공동 20위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을 보내며 김주형이 배운 것은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PGA투어 선수들은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하는 125명이다. 누구나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만 신경 쓰고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마음가짐은 이날 경기에서도 힘이 됐다. 그는 "5·6번홀 연속 보기로 선두에서 벗어난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버디 기회가 많으니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만의 게임에 집중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경기 중반 버디 행진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서 우승을 차지했다.
PGA투어에서 또하나의 최연소 기록을 세운 그이지만 우승 파티 계획은 여전히 '꼬마기관차'다웠다. "유럽에서 가져온 초콜렛을 한 조각 아껴뒀는데 오늘밤에 꼭 먹을 거예요. 정말 달콤할 것 같습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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