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뜨는데 너도 좀 뜨지”…고유가에 바닥 뚫린 항공주 ‘울상’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10.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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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대한항공]
항공업계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에도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항공주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국제선 여객 수요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 여파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 주가는 전일 대비 370원(1.84%) 오른 1만9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0.3%), 제주항공(-2.8%), 진에어(-3.89%) 등은 일제히 내렸다. 티웨이항공(0.23%)과 에어부산(0.76%)은 소폭 올랐다.

항공주들은 연일 신저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1만9380원, 진에어는 1만57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0일 아시아나항공은 9900원으로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중 이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은 진에어(-11.87%)였다. 코스피가 이달 1.17% 하락하는 동안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각각 9.06%, 9.78% 하락했다. 이어 에어부산(-4.34%), 티웨이항공(-4.2%)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여름휴가와 추석연휴를 낀 3분기는 항공사의 최대 성수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3분기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대부분 지난 2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진에어(13%), 티웨이항공(26%), 에어부산(22%)이 모두 지난 2019년 3분기 대비 증가한 수송 실적을 기록했다.

항공주가 내리막을 타고 있는 건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변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항공주에 악재로 꼽힌다. 항공유가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인 30%가량을 차지한다.

이달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격화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이스라엘 지상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6% 가까이 급등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올 3분기 평균 항공유 가격은 전 분기 대비 약 20% 상승한 배럴당 110달러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웃돌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은 유류할증료 인상 등으로 줄일 수 있지만, 항공기 리스비와 유가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에게 환율 상승은 직격탄이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1360원까지 올랐다.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형항공사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LCC는 호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동기대비 30.51% 하락한 5564억원이다. LCC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각각 624억원, 488억원, 539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는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는 등 유가 급등, 운임 조정 등 악재를 대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가의 부정적인 요인들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간의 항공업종의 투자 심리는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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