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장 4연임, 씨티은행장도 연임… 당국 연임 제동 비껴간 외국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C제일은행이 박종복 현 행장의 '4연임'을 최종 확정했다.
금융 당국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으나, 외국계은행은 이를 비껴간 모습이다.
씨티은행 임추위는 "유 행장이 수익 모델을 적극 개편해 소비자금융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기업금융에 집중하는 등 은행 역량을 강화했다"며 "수익 모델의 전략적 재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올해 이후 주요 재무 지표가 가시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국계, 경영 연속성 이유로 연임 선호
금융 당국 압박 다소 자유로운 편
“지배구조 모범관행 적용”
SC제일은행이 박종복 현 행장의 ‘4연임’을 최종 확정했다. 금융 당국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으나, 외국계은행은 이를 비껴간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임기는 1년으로, 2025년 1월까지다.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된 것은 최근 변경된 정관에 따른 것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은행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3년 이하의 임기로’ 연임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앞서 연임 시 3년의 임기를 보장해 왔으나, 본사인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1년 단위로 CEO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기준을 통일하기 위함이다. 박 행장은 2015년 취임 후 2018년, 2021년 각각 3년 임기로 재선임돼 올해로 9년째 SC제일은행을 이끌고 있다.
임추위는 “박 행장이 2015년 임명된 이래 2016년 흑자로 전환시키고 한국 현지 사정에 맞는 적정한 전략을 통해 재무 실적을 꾸준하게 개선시켰다”며 “2022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율(ROE)이 11.5%를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2013~2022년 평균 ROE는 5.2%다. 이어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평등’ ‘존중’ ‘포용’의 가치가 은행의 핵심 문화로 자리 잡도록 했다”고도 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역시 지난달 연임이 확정됐다. 유 행장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6년까지다. 씨티은행 임추위는 “유 행장이 수익 모델을 적극 개편해 소비자금융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기업금융에 집중하는 등 은행 역량을 강화했다”며 “수익 모델의 전략적 재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올해 이후 주요 재무 지표가 가시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소비자 금융의 단계적 폐지 결정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 탓에 7960억원 적자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17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26% 증가한 성과다.
외국계은행은 ‘경영 연속성’을 이유로 CEO 연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앞서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은 5연임에 성공해 14년 동안 씨티은행을 이끌었다. 정부의 입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CEO 연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본사가 외국에 있어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 당국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말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은 임기 5개월 전 사임했고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용퇴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금융 당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태오 DGB금융 회장도 용퇴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려면 지배구조 내부규범의 연령 제한 규정을 바꿔야 하는데,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와 관련 “축구를 시작하고 중간에 룰을 바꾸는 것과 같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현재 만들고 있는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금융지주 영향 아래 있는 은행 임추위가 어떤 식으로 지배구조를 관리할지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라며 “외국계은행에도 해당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트럼프 2기에도 ‘손해보는 투자 안한다’… 전문가들 “정부도 美에 할
- [르포] 일원본동 "매물 없어요"… 재건축 추진·수서개발에 집주인들 '환호'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
- [인터뷰] 전고체 날개 단 CIS “캐즘으로 시간 벌어… 소재·장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美FDA 승인 받았는데 회사 꼼수에 주가 곤두박질”... 분노한 개미들, 최대주주된다
- [르포] “혈액 받고 제조, 36시간 안에 투여” 지씨셀 세포치료제 센터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④ 김성근 포스텍 총장 “문제풀이 숙련공 거부…370명 원석 뽑겠다”
- 비트코인 급등에 엘살바도르, 90% 수익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