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돌입하면 피바다”…美 분쟁전문가들 우려

이소현 2023. 10.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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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파괴할 명분으로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에 나서면 '유혈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분쟁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이에 섞여 있는 하마스 무장 세력에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에 돌입하면 엄청난 인명피해를 유발하고 다른 국가들을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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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민간인 인명 피해 커질 우려
"하마스도 지상전 대응 예상했을 것"
가자지구 점령 후 중장기 계획 無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파괴할 명분으로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에 나서면 ‘유혈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무고한 시민의 인명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과 지뢰, 터널 등 가자지구 지형이 험난해 최종 승부도 불확실하다고 미국 분쟁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팔레스타인들이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 잔해 아래에서 사상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분쟁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이에 섞여 있는 하마스 무장 세력에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에 돌입하면 엄청난 인명피해를 유발하고 다른 국가들을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9일째인 이날까지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집계된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추가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모두에게 피바다가 될 것”이라며 “하마스 공격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지속해 이스라엘은 예측 불가능한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육군 대령 출신인 지안 젠틸레 군사 역사가는 “이스라엘의 공격 범위가 최근 몇 년간 작전보다 분명히 훨씬 더 커질 것”이라며 “이번엔 민간인들이 충돌 지역을 떠나기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2009년과 2014년에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응징하기 위해 지상전을 수행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2004년 11월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의 팔루자 공세를 언급하며, 당시 대부분 민간인은 미군의 공세가 시작되기 전에 도시를 떠나 지상전을 벌이기 쉬웠지만, 가자지구엔 민간인들이 남아 있어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테러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만 조지타운 대학교 교수는 “이스라엘이 미국 다음으로 잘 훈련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미군이 팔루자에서 겪었던 것보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직면할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위해 다년간 계획했다고 주장해왔고, 아마도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라며 “테러리스트 단체를 근절하려면 무자비한 군사적 수단으로 가능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고 해도 그 이후 중장기 계획이 없어 인명 피해만 양산하고 가자지구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하마스와 같은 테러리스트는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만, 민주주의 국가는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복수가 아닌 결단이, 공황이 아닌 목적이, 항복이 아닌 안보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유세프 무나이 예르 워싱턴DC의 아랍센터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의 지상전은 가자지구를 황폐화할 뿐 아니라 미국을 옭아매는 지역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며 “확전되면 지옥이 펼쳐질 것이고, 하마스는 다른 무장 단체와 아랍국가들이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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