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과 헤어질 결심 착한 앱과 함께하면 가능
새벽기상·걷기운동 인증 땐
기프티콘으로 보상 받아
영어공부 꾸준히 이어가면
현금인출 가능한 포인트도
평소 지출은 최소화 하지만
쓸 곳엔 쓰는 MZ특성 반영
20대 대학생 A씨는 점심식사 후 약통에서 비타민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후 물이 담겨 있는 물컵 사진을 따로 찍은 다음 물과 함께 비타민을 복용했다. A씨가 이렇게 찍은 사진 두 장을 '발로소득'이라는 앱에 업로드했다. A씨는 현재 발로소득에서 진행 중인 물 마시기와 영양제 먹기 일상습관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챌린지에 참여해 영양제를 3일 연속 먹고 인증하면 400코인, 5일 중 3일간 물이 담긴 컵을 인증하고 마시면 400코인을 받는다. 이렇게 모은 코인으로는 커피 음료 쿠폰, 아이스크림 쿠폰, 편의점 기프티콘 등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바쁘게 하루를 지내다 보면 물을 마시거나 영양제를 먹는 것을 잊어버리기가 쉬운데, 챌리지에 참여하니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돈을 벌면서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어 이 앱을 자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발로소득은 생활 밀착형 플랫폼 등을 제공하는 헥토이노베이션이 올해 초 선보인 앱으로 론칭 6개월 만에 회원 100만명을 확보했다.
이처럼 '좋은 습관에 보상을 주는 앱'이 주목받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 등 MZ세대가 주축이 돼 지출을 최소화하는 '절약 문화'가 사회적 현상으로 확산되면서 습관도 개선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앱들에 대한 소비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MZ세대는 일상의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면서도 건강과 자기 계발에는 지갑을 쉽게 여는 성향을 보인다. 생활 습관 개선·자기 계발은 물론 현금 보상까지 주어지는 앱들이 이러한 신흥세대의 특성을 정확히 파고든 셈이다.
발로소득 앱을 개발한 남영광 헥토그룹 발로소득 사업실 전략기획팀장은 "사내에서 걷기 행사인 '뚜벅뚜벅 챌린지'와 걸음 수에 따라 복지 포인트인 '뚜벅 포인트'를 지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걷기를 통한 건강 증진과 조직 단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걷기뿐 아니라 다양한 '일상 속 좋은 행동'을 전 국민에게 퍼뜨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신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실제 발로소득 앱 내에서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프티콘은 6429코인을 내면 살 수 있다. 실제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500원 인 것을 감안하면 1코인당 약 0.7원이라고 보면 된다. 영양제를 3일 연속 먹었을 때 400코인을 받는데, 한 번 먹을 때마다 약 100원씩(133코인)이 적립되는 셈이다.
헥토그룹은 최근 발로소득 이용자들의 '앱 데이터'도 공개했다. 인기 챌린지 1위는 '물 한 잔 인증'으로 별도의 시간 투자나 큰 노력이 필요 없어 가장 많은 이용자에게 선택을 받았다. 이외에도 '아침 기상 인증' '1만보 걷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챌린지들이 인기 순위에 올랐다.
'AI토익어플'로 유명한 뤼이드의 '산타토익'은 최근 '무조건 환급'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환급 상품들이 출석 일수, 학습 진척도, 성적 등 환급을 위한 조건들이 있었다면 '무조건 환급반'은 이러한 조건을 지키지 않아도 학습 후에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모아 환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30일권을 구입한 후 매일매일 학습에 따라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데, 1만2000포인트를 채우고 나면 이후 공부하며 쌓이는 포인트 1포인트당 1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학습에 매진하면 30일권을 구입할 때 사용한 금액보다 최대 5배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또 다른 에듀테크 스타트업 스터디맥스가 회원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41%가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기 위해 중요한 것으로 '성취에 따른 보상'을 꼽았다. 이 회사의 '스피킹맥스 돈 버는 영어' 역시 2년 약정을 하고 유료로 결제해야 하지만 이후 영어 공부를 하면서 모으는 포인트를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스피킹맥스 돈 버는 영어 사용자 중 50.7%가 자발적으로 주 5일 이상 영어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화이트큐브가 운영하는 챌린저스는 목표를 설정한 뒤 돈을 걸고 도전해 성공하면 상금을 받는 앱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이용자가 모여 예치금을 걸고 목표를 일정 수준 이상 달성하면 예치한 금액 100%를 돌려받는다. 반면 일정 수준 미만이면 성공률만큼만 돌려받는다. 달성률 미달로 돈을 일부만 돌려받는 이들의 예치금은 달성률 100%를 올린 참가자가 나눠 갖는다. 챌린저스는 운동, 학습, 시간관리, 감정관리 등 미션 500여 종을 제공하며, 원하는 미션이 없다면 누구나 주제를 설정해 참여자를 모집할 수도 있다. 기업 대상 제휴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건강 앱 시장 공략을 위해 습관 관리형 이커머스 '챌스토어'를 선보였다. 챌스토어는 영양제 섭취를 인증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며 꾸준한 섭취를 위해 알림도 보내준다. 적립한 포인트는 챌스토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SK플래닛이 출시한 '오락' 역시 생활습관형 리워드 앱으로, 앱 화면과 잠금 화면을 통해 일상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면서 포인트도 적립할 수 있다. 주요 서비스인 '오늘, 걸음(만보기)'을 비롯해 '오늘, 플레이(유튜브 시청 적립)' '오늘, 뽑기', 게임 적립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OK캐쉬백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특히 '오늘, 뉴스' 서비스에서는 뉴스 기사를 읽으면 OK캐쉬백을 하루 최대 30포인트 적립할 수 있다.
이들 기업들이 보상을 위해 사용하는 돈은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급 시스템은 주력 상품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인 셈"이라며 "외부 투자를 받은 자금을 활용하거나 챌린지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가입자들의 돈을 성공한 가입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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