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조4천억 '뭉칫돈'… 월배당 ETF 뜨겁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10.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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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금 유입액의 3배
리츠·맥쿼리인프라 ETF 인기
'커버드콜 전략' 배당률 10%대
코카콜라 등 美배당 상품 인기
장기채·만기채권형도 주목을

국내 증시에서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6월 상품이 출시된 이후 자산규모가 2배가량 증가했다.

월배당 ETF는 매월 배당(분배금)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정기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수요가 높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이러한 '배당 개미' 요구에 주목해 다양한 월배당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0월 초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ETF는 34개로 지난해 말 19개에서 2배가량 늘었다. 올해 1~3분기 동안 월배당 ETF로는 자금 약 1조4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총 순유입액(5000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해외 투자 월배당 상품에 1조원가량 자금이 몰리는 등 투자 수요가 높았다. 투자자들은 국내 투자 월배당 상품은 채권·리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해외 투자 월배당 상품으로는 주식형을 선호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미국 장기채에 대한 투자가 많아지면서 채권 월배당 상품 운용자산(AUM)이 4000억원을 넘어섰고, 미국배당다우존스 운용자산이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미국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 월배당 ETF 중 가장 연간 배당수익률이 높은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로 9.2%에 달했다. 1억원을 투자하면 배당소득세를 제외하고 한 달에 약 65만원을 손에 거머쥘 수 있다. 해당 상품은 국내 대표 상장 리츠와 더불어 유일한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상장 뮤추얼펀드인 맥쿼리인프라를 담고 있다. 리츠주와 맥쿼리인프라를 동시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 수요가 높다.

한편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 월배당 ETF 중에선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 및 TIGER 200커버드콜ATM ETF 배당수익률이 각각 8.6%다. 해외 투자 월배당 ETF 중에도 커버드콜 전략 상품이 있다.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로 기대 배당수익률은 12%에 달한다.

다만 커버드콜 전략은 표면적인 배당수익률은 뛰어나지만 주가 상승률은 어느 정도 제한돼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커버드콜 상품은 고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 상방이 막혀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추종과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률에 합산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콜옵션을 팔아 주가가 하락할 때는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으로 손실을 방어하고, 프리미엄 수익분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 그만큼 반대로 증시가 상승할 땐 상방이 막히는 편이다. 이 때문에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매월 현금흐름 창출이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국내 투자 월배당 ETF 중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는 5.7%의 준수한 배당수익률을 보이면서도 주가 상승률 또한 우수해 눈길을 끈다. 10월 중순 기준 해당 ETF 연중 수익률은 17%로 대부분 고배당 ETF 수익률(5~6%)과 올해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배당 상품임에도 금융주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농심 등 올해 주가가 크게 상승한 종목을 많이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는 메리츠금융지주 비중도 높다. 보통 자사주 매입 시 유통주식 수 감소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다.

해외 투자 월배당 ETF 중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TIGER, ACE,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시리즈다. 소위 '한국판 SCHD(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 타이틀을 얻기 위한 경쟁이 한창 진행 중이다. 배당수익률은 3~4%대로 소정의 배당금을 얻으면서 펩시코, 코카콜라, 머크, 브로드컴 등 뛰어난 미국 우량주들을 편입하고 있어 장기적인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 미국배당다우존스와 다소 차별점을 보이는 상품도 있다. '한국판 DIVO(CWP 인핸스드 디비던드 인컴)'를 내세운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ETF는 기대 배당수익률이 6.3%로 더 높다. 미국 배당 우량주들을 편입하면서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주들도 담고 있다는 점이 미국배당다우존스 상품들과 다른 점이다.

채권형 상품 중에선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가 인기다. 대표적으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가 있는데, 향후 금리 인하기 시세 차익을 노리면서 소정의 배당 수익도 얻을 수 있다. 투자 시점에 따라 만기수익률(YTM)이 정해져 있는 만기채권형 ETF를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KB자산운용이 월배당 만기채권형 ETF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최근엔 신용등급 AA- 이상의 국내 우량 회사채에 분산투자하는 KBSTAR 25-03회사채(AA-이상)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했는데, 약 4%의 만기수익률과 함께 월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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