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전통무 명맥 모아 ‘조선춤방’ 무대에
한국 개화기부터 1960년대까지 남북한에서 전통무의 명맥을 이었던 ‘춤방’들의 작품이 국립국악원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은 이달 17~19일, 24~26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조선춤방>을 선보인다. 전통 국악 장르별 명인들의 기획공연 ‘일이관지: 예술로 꿰뚫다’의 마지막 무대이다.
<조선춤방>은 1876년 조선과 일본이 강화도조약을 맺은 이후 1960년대까지 권번·사설국악원·고전무용학원 등 17개 춤방의 전승 레퍼토리 34편을 모아 무대에 올린다. 권번과 사설국악원의 주요 레퍼토리였던 ‘검무’ ‘승무’ ‘수건춤’ 등을 통해 한국 근현대 전통춤의 계보를 짚어볼 수 있는 기회이다.
조선 시대에는 관청에 속한 기생인 ‘관기’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조선이 국권을 잃자 관기가 사라지고 대신 기생들의 조합인 ‘권번’이 탄생했다. 지방마다 생긴 권번에선 예기(藝妓)나 사범으로 이름난 명무들이 활동했다. 이들은 해방 후에 사설국악원을, 한국전쟁 후에 고전무용학원을 열어 춤의 명맥을 이었다. 춤만 잘 춘 것이 아니라 악(기악)·가(노래)·무(춤)에 모두 능한 명인들이었다.
특히 <조선춤방>에선 연습실에서만 추고 무대에는 올리지 않았던 각 춤방의 기본무가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선대 사범의 춤에서 특징적인 발디딤과 동작을 추려 기본무 작품으로 재창작했다. 과거 명무들이 스승에게 악·가·무를 모두 배우던 교습 방식대로 춤뿐만 아니라 장구 장단과 구음(입장단)까지 최대한 재현했다.
기획 자문으로 참여한 무용인류학자 최해리 박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도가 전통무의 발전에 기여했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무에만 관심이 쏠려 다른 수많은 전통무의 명맥이 희미해졌다”면서 “소문난 춤사범과 그의 제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무대에 모시려고 했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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