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마 멍!” 섬마을 유기견, 사람 만나자 수백미터 쫓아왔다
주인에게 버려진 강아지가 따뜻한 손길을 건넨 모르는 사람을 향해 수백미터를 달렸다. 사람에게 한번 버려졌지만 또 사람을 따라 나선 강아지는 결국 ‘뽀순이’라는 이름으로 새 주인과 함께 새 삶을 시작하게 됐다.
반려견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 ‘뽀끼와 뽀순이’에 올라온 이야기다. 유튜브에 짧은 쇼츠로 올라온 이 사연은 16일 기준 조회수 130만회를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됐다.
뽀순이를 입양한 당사자이자, 채널 운영자인 A씨에 따르면 그는 남해의 한 섬마을에서 낚시를 하다 뽀순이를 처음 만났다. 당시 뽀순이는 A씨 옆에 다가가 한참을 붙어있다, A씨가 쓰다듬자 좋다는 듯 꼬리를 흔들고 애교를 부렸다.
원래는 입양 생각이 없던 A씨가 뽀순이를 데려가게 된 건 뽀순이의 간절함 때문이었다. 낚시를 끝낸 뒤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A씨 차를 쫓아 뽀순이가 수백미터를 달려온 것이다. A씨가 위험하다는 생각에 뽀순이를 데리고 마을로 돌아가 주민들에게 물어봤지만, 뽀순이의 주인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A씨는 아내와 상의한 끝에 뽀순이를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A씨는 “집에 돌 지난 아기와 대형견 리트리버를 키우고 있는지라 짠하지만 잘 지내겠거니 하고 출발했는데, (뽀순이가) 몇백미터를 따라왔다. 큰 도로까지 와서 너무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데려가면 평생 책임져야 하니 고민이 많았지만, 데려오라는 아내의 허락에 작고 소중한 생명을 책임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동물병원에 데려가니 뽀순이는 이빨이 다 갈려있는 상태였고, 수의사는 “어디 묶이거나 갇혀 있어서 나오려고 물어뜯는 과정에서 이빨이 상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원래 주인이) 유기할 때 쫓아올까 봐 어디 묶어둔 것 같다. 진짜 나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후 영상에는 뽀순이, 그리고 A씨의 기존 반려견 리트리버 뽀끼가 사이좋게 지내는 장면이 담겼다. 함께 산책도 나서고, 밥도 잘 챙겨 먹는 등 건강한 모습이다. A씨는 “원래 뽀순이는 지금 딸이 배 속에 있을 때 지어준 별명이었다”며 “강아지 이름을 뭘로 지을지 하다 보니 뽀순이가 생각나 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뽀순이에게) 아픈 곳이 좀 있어 치료를 다 끝내고 이제 행복한 생활을 시작했다. 우리 가족 행복하게 잘 지내겠다”고 했다.
한편 동물단체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유기·유실동물 발생은 11만6984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종별로는 개가 8만4136건(71.9%)으로 가장 많았다. 고양이가 3만1421건(26.9%)으로 뒤를 이었고, 기타 축종은 1427건(1.2%)이었다. 유기·유실동물 가운데 25.8%는 자연사, 15.7%는 안락사로 10마리 중 4마리(41.5%)가 보호소에서 죽었다. 입양은 32.5%, 원래 가족을 찾아간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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