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반품마켓서 100만원 넘는 ‘Z플립5’ 샀는데…개통했던 중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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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쿠팡 반품마켓에서 자급제용 '갤럭시 제트(Z)플립5'를 구매한 송아무개(53)씨는 분통이 터졌다.
송씨는 "개봉은 됐으나 사용감이 없는 최상 상품이라는 안내를 보고 새 상품보다 약 12만원 정도 싸게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누군가 개통을 해 사용까지 한 상품이었다"며 "10만원 프로모션 쿠폰을 받지 못하니 결국 저렴한 것도 아니었다. 쿠팡 쪽은 '반품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프로모션 기간도 끝나 새상품을 다시 구매해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다 쿠팡 쪽이 제대로 검수하지 않은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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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쿠팡 반품마켓에서 자급제용 ‘갤럭시 제트(Z)플립5’를 구매한 송아무개(53)씨는 분통이 터졌다. 포장만 뜯어보고 반품한 단순 변심 상품인 줄 알고 100만원 넘게 주고 산 최신형 스마트폰이 실제로는 누군가 개통을 해서 사용까지 했던 ‘중고폰’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송씨는 “쿠팡 쪽에 항의했더니 제대로 된 사과는 없이 반품을 받아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반품마켓은 쿠팡에서 판매했다 반품된 상품을 검수해 다시 판매하는 코너다. 쿠팡은 “포장 상태·구성품 검수·외관 상태·작동 테스트 등의 직접 검수절차를 거쳐 4가지 등급(미개봉, 최상, 상, 중)으로 나눠 판매한다”고 홍보해 왔다. 와우회원(유료회원)에겐 구매 후 30일 안에 ‘무조건 반품’을 해주는 쿠팡은 반품상품을 재판매해 수익성을 높이고, 소비자는 싼값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른바 ‘윈-윈’이 가능한 틈새시장이다. 반품마켓은 단순 변심으로 인한 반품이 많은 만큼, 일반 중고마켓과는 다르다는 것도 쿠팡이 내세우는 특징이다.
하지만 ‘자체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용자의 불만이 생겨날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 송씨 사례는 여기에 해당한다.
송씨가 구매한 갤럭시 제트플립5의 경우, 9월말까지 개통을 하고 통화내역이 발생하면 삼성전자에서 10만원 상당의 쿠폰을 받을 수 있는 판매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송씨가 이 행사에 참여를 신청하자 삼성전자 고객센터는 ‘이미 9월5일 개통이 됐으며, 쿠폰 사용 내역이 있으니 구입처로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송씨는 “개봉은 됐으나 사용감이 없는 최상 상품이라는 안내를 보고 새 상품보다 약 12만원 정도 싸게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누군가 개통을 해 사용까지 한 상품이었다”며 “10만원 프로모션 쿠폰을 받지 못하니 결국 저렴한 것도 아니었다. 쿠팡 쪽은 ‘반품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프로모션 기간도 끝나 새상품을 다시 구매해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다 쿠팡 쪽이 제대로 검수하지 않은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스마트폰에 기재된 시리얼 넘버만 알면, 개통 이력 등의 조회가 가능하지만 쿠팡은 검수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 송씨는 행사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개통된 이력’이 있는 휴대전화임을 확인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를 모른채 반품마켓에서 구매했을 가능성도 있다.
쿠팡 반품마켓 불만 사례는 더 확인된다. 한겨레에 제보한 또 다른 쿠팡 이용자 ㄱ씨는 지난 7월 ‘개봉됐으나 사용감 없음·최상’이라는 설명을 보고 반품마켓에서 써큘레이터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높이 조절 장치가 파손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ㄱ씨는 “쿠팡 쪽은 ‘반품을 하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재판매할까 걱정되더라”고 말했다.
한겨레 취재가 시작되자 쿠팡 쪽은 송씨에게 연락해 사과는 하지않은 채 “10만원 상당의 쿠팡 쿠폰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송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는 “단돈 10만원 때문이 아니라 유통 1위 기업이라는 쿠팡이 단순변심에 의한 반품인 것처럼 중고상품을 판매하는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제보했다. 얌체 고객도 문제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쿠팡의 태도가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팡 쪽은 반품마켓 검수 문제와 향후 대책을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고객이 질 좋은 제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반품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과정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구매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별 특성을 고려하여 검수과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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