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료` 일본은 `27만원` 이스라엘 탈출비 비판에…日정부 반응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에 군 수송기를 파견해 한국인 163명을 대피시켰다.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소속 KC-330 조종사 박종현 소령이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이스라엘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뒤 14일 자정 무렵 한국으로 출발했다.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한국은 무료, 일본은 3만엔(27만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을 피해 정부 전세기를 타고 탈출한 국민들이 정부에 지불한 비용이다.

한국 수송기로 탈출한 우리 국민들은 무상인 반면, 일본 정부 전세기는 1인당 3만엔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인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충돌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이스라엘에서 출국을 희망한 일본인에게 대피 비용을 받는 것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군용기는 무료로 탑승할 수 있었는데, 일본 정부 전세기를 타는 데는 3만엔을 내야 하는데 대응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사태가 터진 후 일본 정부는 전세기를 마련, 출국을 희망한 일본인 8명을 이스라엘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 이송했다. 일본 시간으로 지난 14일 저녁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이륙한 일본 전세기는 이튿날 새벽 2시 40분쯤 UAE 두바이 공항까지만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기를 탄 일본인들은 1인당 3만엔을 내야 했다.

반면 한국인 163명과 함께 한국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로 이스라엘을 빠져나와 14일 한국에 도착한 일본인과 그 가족 51명은 별다른 비용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송기에는 한국인 163명과 함께 일본인 51명과 싱가포르인 6명 등 모두 220명이 탔었다.

해당 수송기는 이스라엘 내 우리 국민의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 수송기 탑승 희망 한국인을 제외하고도 좌석에 여유가 있어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인 탑승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국 수송기는 무상이었는데 일본 정부 전세기는 1인당 3만엔을 내야 하는 데 대해 일본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관련, 일본 인터넷에는 '한국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내용의 댓글과 함께 자국 정부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일본 정부가 이런 위기에 일본인의 생명을 지키려는 생각이 없는지 행동이 너무 느리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은 선의로 일본인 51명을 서울까지 대피시켰는데, 일본 정부는 1인당 3만원을 받고 8명을 두바이까지? 일본 정부는 국민을 지킨다는 인식이 없나"라고 지적했다.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은 아무 대가 없이 국민을 구출한 한국과 구출 비용을 받은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질문에 "적절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한편, 교도통신은 "14일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체류 중인 일본인은 약 1000명"이라며 "다만 아직은 피난할 정도까지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는 체류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