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2000년 전 파피루스에서 읽어 낸 첫 단어는 ‘보라색’
화산폭발로 숯 처럼 검게 그을린 고대 로마의 파피루스의 문자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일부 해독됐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프랑스 학사원이 주최하는 ‘베수비오 챌린지(Vesuvius challenge)’에 참가한 국제 연합팀이 AI를 활용해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의 잿더미 아래서 발견된 고대 파피루스에서 첫 단어를 읽어냈다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베수비오 챌린지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와 함께 파묻힌 고대 도시 헤르클라네움의 도서관 유적지에서 발견된 파피루스의 문자를 해독하는 온라인 대회다. 2023년이 지나기 전 파피루스를 해독해내는 첫 번째 팀에 70만 달러(약 9억 4800만 달러)를 수여할 예정이다. 첫 번째 글자를 읽어내는 팀에게는 상금 5만 달러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이 ‘첫 글자 상’ 수상자가 정해진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별로 1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이 준비되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대회를 후원한다.
대회를 기획한 미국 켄터키 주립대학교 브랜트 실스 컴퓨터 공학과 교수는 지난 3월 검게 그을리고 돌돌 말린 파피루스 2개의 3D 엑스레이 사진 수천장과 3개의 파피루스 조각들을 공개했다. 또 실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잉크가 파피루스의 표면에 일으키는 미묘한 변화를 측정해낼 수 있도록 학습된 AI도 공개했다. 이를 이용해 여러 사람이 연구에 뛰어들면 파피루스의 내용을 해독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파피루스의 첫 번째 단어는 미국 네브레스카 주의 루크 페리도어, 독일 베를린의 요세프 나더르 등 두 명의 컴퓨터 공학도가 읽어냈다. 이들이 개별적인 연구를 통해 읽어낸 첫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로 ‘보라색’을 뜻하는 ‘πορφύραc’ 이었다. 먼저 이 단어를 읽어낸 페리도어가 4만 달러를, 나더르가 1만 달러를 받았다.
연구는 ‘보라색’을 둘러싼 주변 단어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가장 최근 연구자들은 인근 4개 문단의 문장을 읽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스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단어는 봉인된 고대 책을 읽어 낼 첫 번째 단서”라며 “’보라색’이 어떤 맥락에서 쓰였는지 궁금하다. 과거를 기준으로 이는 충성심, 부(富) 심지어 조롱 등 다양한 의미를 띨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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