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이 대안” “수학 영향력↑”···2028 대입개편안에 사교육 ‘활기’
특목고·자사고 대비도 늘어날 전망
‘심화수학’ 등으로 수학 관련 학원 홍보↑
교육부 “개편안 왜곡하는 사교육 업체 특별 점검”
정부가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자마자 사교육 시장이 더 활발해졌다. 정부는 과열된 내신 경쟁을 식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편을 예고했는데 입시 체제가 큰 폭으로 달라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는 되려 사교육 시장으로 더 몰리고 있다.
지난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따르면 2028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은 5등급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병기한다. 기존 9등급 상대평가 체제보다 내신 변별력이 약해지므로 논술 등 대학별 고사가 확대되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등 정성적 요소 비중이 더 커질 것이란 의견이 많다.
가장 먼저 논술학원 시장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논술학원은 최근 홍보용 블로그에 “1등급 동점자가 많아질 것을 생각하면 추가 변별을 위한 대안으로 논술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며 학원을 홍보했다. 수도권의 한 대형 논술학원은 정부의 대입개편안을 심층분석 하는 설명회를 분원마다 두 차례씩 열 예정이다.
중2 자녀를 둔 서울지역 학부모 A씨(47)는 16일 기자와 통화하며 “대입개편안이 나오고 학교 시험 대비용 학원에만 보내던 학부모도 ‘논술이 뜬다’며 같이 팀을 만들자고 하더라”며 “초등학생 때까지 글을 많이 읽히려고 논술학원에 보냈었는데 대입을 위해 다시 보내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차별화’가 중요해지면서 관련 컨설팅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학이 내신과 별개로 학생의 교과 이해도를 파악하기 위해 세부능력특기사항 등 학생부 반영 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내신 5등급제에선) 1등급 10%, 2등급 24%로 동일한 점수대를 가진 학생들이 많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 정성 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학생부 관리를 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내신 등급 따기’가 비교적 쉬워지면서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택하는 학생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이 지난 12~13일 학부모 10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3%가 ‘자사고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교과 학원들도 변화하는 수능 체제를 두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수학에서 ‘미적분’, ‘확률과통계’가 수능 공통과목이 되고, 선택과목으로 ‘심화수학’ 신설이 거론되면서 이를 강조하는 중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수학학원은 중2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5차례 설명회를 열기로 했는데, 정부의 개편안 발표 3일 만에 예약이 마감됐다.
이른바 ‘윈터스쿨’ 등으로 불리는 사교육 기숙 캠프에도 중2 학생들의 수요가 늘어났다. 한 업체는 홍보용 블로그에 모집 대상을 기존 예비 고1에서 “대입개편안에 발맞춰야 한다”며 중2로 넓혔다.
교육부는 16일부터 2주간 대입개편안과 관련해 거짓·과대광고를 하는 사교육 업체 대상 특별 점검에 나선다. 교육부는 “과장된 해석과 근거 없는 주장으로 대입개편안의 의미를 왜곡하며 사교육 소비를 부추기는 문제에 대해 학생·학부모를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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