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급성 간부전으로 위독했던 50대…알고보니 개회충 때문

김기성 기자 2023. 10. 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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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급성 간부전으로 위독했던 환자를 국내 연구팀이 '개회충증'으로 진단하고 극적으로 치료해 건강하게 퇴원까지 한 사례가 알려져 화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성필수 소화기내과 교수, 조문영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이성학 병리과 교수 연구팀이 간 이식까지 논의될 정도로 위독한 상태로 병원을 찾은 급성 간부전 환자 A씨(51·여)를 개회충증으로 진단하고 치료해 환자가 수술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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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간기능 빠르게 손상…"전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소화기내과 교수(왼쪽부터), 이성학 병리과 교수, 조문영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연구팀이 간 이식까지 논의될 정도로의 급성 간부전 환자를 개회충증으로 진단하고 수술 없이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원인 모를 급성 간부전으로 위독했던 환자를 국내 연구팀이 '개회충증'으로 진단하고 극적으로 치료해 건강하게 퇴원까지 한 사례가 알려져 화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성필수 소화기내과 교수, 조문영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이성학 병리과 교수 연구팀이 간 이식까지 논의될 정도로 위독한 상태로 병원을 찾은 급성 간부전 환자 A씨(51·여)를 개회충증으로 진단하고 치료해 환자가 수술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16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A씨는 평소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갑자기 39도가 넘는 고열, 오른쪽 복부 통증을 호소해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백혈구와 호산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심각한 간농양이 확인돼 입원을 하게 됐다. 간에 종괴 같은 고름이 생기는 간농양은 면역기능이 떨어졌거나 세균 침투에 의해 발생하는데 심하면 간부전을 일으킨다.

이 경우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급격하게 간 기능이 손상된다.

A씨도 치료를 계속했지만 간부전으로까지 진행돼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A씨에게 간 조직검사를 진행했고 개회충 유충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A씨를 개회충증으로 인한 간농양 및 간동맥 가성동맥류 출혈로 진단하고 항원충제(구충제) 복용과 스테로이드 치료를 진행했다. 간 이식까지 고려될 정도로 위독했던 A씨는 약물치료와 보존적 시술만으로 극적으로 호전돼 퇴원하게 됐다.

간에 생긴 염증이 검게 찍힌 CT 영상(왼쪽)과 치료 후 간농양이 호전된 CT 영상/(서울성모병원 제공)

개회충으로 인한 간농양 및 합병증 사례 보고는 과거에도 있어왔지만 이번처럼 개회충을 찾아내고 심각한 수준의 염증과 출혈을 극적으로 호전시킨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성필수 교수는 "해외 여행력이 있거나 생식을 하는 경우 발열, 복통, 간기능 이상을 보인다면 개회충증 기생충 감염을 고려해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위장병학'(Gastroenterology)'(IF=29.4) 온라인판 6월호에 게재됐다. 또 의학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돼 인쇄판 10월호에도 발표됐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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