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노르마' 여지원 "감정 억누르며 인물의 내면의 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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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노르마'를 대표하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는 고난도 기교로 내로라하는 소프라노들도 진땀을 빼는 곡이다.
주인공 노르마가 등장해 처음 부르는 곡으로 아름다운 멜로디에 여사제의 카리스마와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담아야 한다.
이어 '정결한 여신이여'에 대해 "노르마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며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누르고 평화로운 듯 부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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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아바도 "벨리니의 정교한 걸작…오늘날 세계와도 닮은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오페라 '노르마'를 대표하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는 고난도 기교로 내로라하는 소프라노들도 진땀을 빼는 곡이다. 주인공 노르마가 등장해 처음 부르는 곡으로 아름다운 멜로디에 여사제의 카리스마와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담아야 한다.
오는 26∼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의 '노르마'에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여지원과 데시레 랑카토레가 노르마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여지원이 서울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지원은 1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수라고 불리는 '노르마'로 한국에서 노래할 수 있어 기쁘다"고 이번 무대에 서는 소감을 밝혔다.
극 중 노르마는 드루이드교를 이끄는 갈리아 지방의 여사제로 정결을 요구받지만, 사랑에 빠져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당하는 복잡한 인물이다.
그동안 감정을 폭발시키는 드라마틱한 역을 주로 맡았다는 여지원은 "노르마는 감정을 억제하면서 노래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노르마는 민족과 종교의 지도자이기에 인간적인 감정을 버려야 한다. 하지만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배신당하며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다"며 "감정을 억누르면서 내면에 있는 강한 힘을 표현해야 노르마의 권위가 산다"고 말했다.
이어 '정결한 여신이여'에 대해 "노르마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며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누르고 평화로운 듯 부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랑카토레는 "높은 기교를 선보이는 동시에 한 여성으로서 노르마의 내면도 보여주려고 한다"며 "이 작품은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에 포인트를 뒀다"고 말했다.
지휘를 맡은 로베르토 아바도는 이 작품을 "(작곡가) 벨리니의 걸작"으로 꼽았다.
아바도는 "'노르마'에는 벨칸토 오페라의 초기의 로맨틱한 면도 있고, 클래식한(고전적인) 면도 함께 갖고 있다"며 "굉장히 웅장하고, 광범위한 (음악의) 범위를 보여준다. 후대 작곡가들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레치타티보(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의 창법)도 아주 정교하고 명확하게 표현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마'는 성악가에게 기교적으로 어려운 작품이지만 관객에게는 이해하기 쉽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작품이다. 종교, 사랑, 죽음 등의 소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인물들의 감정변화가 변화무쌍하게 흘러간다. 알렉스 오예의 연출로 극의 배경과 결말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됐다.
여지원은 "노르마가 겪는 감정의 혼란을 쭉 따라가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노르마는 화를 내기도 하고, 아침드라마에서 볼법한 삼각관계에 빠지기도 한다. 우정과 희생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아바도는 "서로 다른 종교가 더 힘이 큰 쪽의 침략을 받고, 군사적인 지배가 이뤄지는 내용이 나온다. 옛날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도 닮아있다"고 덧붙였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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