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개량신약의 주역' 우종수 대표 "지엘팜텍 매출 10배로 키운다"

박미주 기자 2023. 10. 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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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 "지엘팜텍, 한국형R&D로 회사 키우고 내년 흑자전환 목표"
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사진= 박미주 기자

"내년부터 3~5년 내에 지엘팜텍의 매출을 10배 이상 규모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내년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이룰 것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제약사 지엘팜텍 인수에 나선 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56·사진)다.

올해 3월까지 한미약품 대표였던 우 대표는 '개량신약의 아버지'라 불리는 국내 약물 제제연구 최고 권위자다.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제학 박사학위까지 딴 그는 1990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제제연구센터장, 공장장 등을 거친 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대표 자리에 올랐다.

약 33년간 한미약품에서 근무하며 낸 성과도 다양하다. 기술수출 개념이 생소했던 1997년 의약품의 흡수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에 수출하며 6300만달러(약 853억원)와 20년간 국내 매출액의 15%를 받아냈다. 이는 한미약품이 연구 중심 회사로 기반을 다지는 토대가 됐다. 한미약품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고혈압 치료제)과 '로수젯'(고지혈증 치료제) 개발도 주도했다.

이런 그가 퇴사 후 지난 6월 제제연구 전문기업 더블유사이언스를 설립했다. 회사를 떠나며 받은 금액만 퇴직금 22억6400만원 포함 36억원(세전)이었다.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즐기자는 아내의 만류에도 그는 창업을 통한 제2의 인생을 택했다. 우 대표는 "일하는 게 재미있고 직원이 오고 싶은 좋은 제약산업의 모델 회사를 만들어 보여주는 꿈을 실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사진= 박미주 기자

외부 투자금을 받은 뒤 그가 내린 첫 결단은 지엘팜텍 인수였다. 250억원(보통주 구주 158억원·보통주 신주 92억원 인수)을 투자해 지분율 약 30%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음 달 말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관여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제약사 중 지엘팜텍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우 대표는 "인재를 영입하기 쉬운 판교 내 새 건물에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고 100% 자회사를 통해 안양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KGMP) 인증 생산공장도 갖고 있다"며 "상장회사이면서 수도권 내 공장과 연구시설을 잘 갖춘 소규모회사를 구하기 쉽지 않은데 그 조건에 맞았고, 회사도 성장하려는 찰나였다"고 말했다. 지엘팜텍이 당뇨복합제, 성호르몬제 등 80여개의 허가 제품을 판매 중이고 임상 3상 단계인 안구건조증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점도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가 지엘팜텍 실험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더블유사이언스

지엘팜텍에서 '한국형 R&D(연구개발)'을 접목해 한미약품에서 썼던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우 대표는 "일반의약품(OTC) 중심으로 영업하던 한미약품이 매출 1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이상의 회사가 된 것은 한국형R&D를 펼친 때문"이라며 "교과서에도 없던 개량신약으로 투자금은 줄이면서 신약에 버금가는 효과를 내는 약물을 만들고 용법·약효·약물 등으로 차별화를 하는 게 한국형R&D인데 이게 중소제약회사의 성장 모멘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지엘팜텍에서 구현해 3~5년 내에 매출을 지금의 10배 이상인 2000억원대로 늘리고 R&D에도 투자해 단일품목 기준 연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하는 제2의 로수젯·아모잘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엘팜텍 호르몬제 시설 공장의 가동률은 30% 정도인데 이를 높이고 영업력과 순환계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으로 충분히 매출을 늘리고 영업이익도 내년 흑자로 돌릴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지난해 지엘팜텍의 매출액은 167억원, 영업손실은 33억원이었다.

더블유사이언스는 R&D를 하는 기술형 회사,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 대표는 "지엘팜텍과 더블유사이언스를 통해 최고의 한국형 제약 기술을 지닌 회사, 제제 연구자들이 꿈을 펼치고 오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일한 만큼 혜택을 가져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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