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후 지지율 역전한 민주당···당내선 ‘겸손해야’ 경계론도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역전한 것으로 연이어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율이 일시적 반사이익을 얻어 급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는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며 선제적인 ‘통합과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2~13일 유권자 101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3.9%, 38.1%였다. 지난 6월 같은 기관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38.0%)은 민주당(32.8%)을 오차범위 내인 5.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가 이번에 역전당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3일 유권자 2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2.0%, 50.7%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10월 5~6일) 때보다 4.3%포인트 떨어져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2.9%포인트 올라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34.2%, 민주당은 38.7%를 기록해 양당 간 지지율이 역전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때(42.3%)보다 10.2%포인트 떨어졌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 때(27.2%)보다 6.1%포인트 올랐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 모두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보궐선거 승리 한 번으로 교만해지면 안 된다”는 경계령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사면했고 국민의힘은 그를 이번 보궐선거에 재공천했다가 큰 차이로 패했다.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은 이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댄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지난 총선에서 전체 서울 지역 의석 49석 중 41석을 얻었는데 내년 총선에서 지금보다 더 얻는 것은 불가능하고 앞으로 몇 석을 더 잃는가의 문제만 남았다”며 “서울에서 10석만 잃어도 우리가 제1당이 될 수 있을지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쇄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껄끄러운 요소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대신 당·정 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하태경 의원(3선·부산 해운대구갑)의 수도권 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힘 내 중진의원 수도권 차출도 거론되고 있다. 서울 지역 한 민주당 의원은 “내년 1월쯤 국민의힘에 중도 지향적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서거나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 민주당도 혁신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 대표가 통합·혁신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공개 주문이 나왔다.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본인 체포동의안) 가결파 색출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해서 ‘소신에 맞게 투표한 것에 민주당으로서는 징계할 수 없다’고 한번 정리를 하는 통합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혁신 방안으로는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거냐, 아니면 백의종군해서 새로운 체제로 치를 거냐의 문제도 이 대표 판단에 달려 있다”면서 “(내년 총선) 불출마도 이 대표가 여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카드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솔선수범해 ‘기득권 내려놓기’ 혁신 행보를 보이라는 주문이다.
당 혁신 방향을 두고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의 의견이 다르다. 친명계는 당원 권한 강화와 ‘물갈이 공천’을 요구하고 있다. 강성 당원들도 총선 경선에 대비한 이른바 ‘수박(비명계 의원들을 뜻하는 은어) 살생부’를 만들고 있다. 비명계는 도덕성·신뢰 회복, 팬덤 정치와 거리 두기를 혁신안으로 제시한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물갈이’를 한 후에 빈 자리에 원외 친명계 인사들을 공천하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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