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듯 신생아 매수, 맘에 안든다고 학대·유기…40대 부부 구속

친자로 출생신고한 후, 신체적·정서적 학대
“사주·성별 마음에 들지 않아” 베이비박스 유기

대전지검·대전고검 전경. 강정의 기자

돈을 주고 신생아 여러명을 매수한 뒤 학대하고, 매수한 신생아 중 일부는 베이비박스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박은혜)는 16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매매·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부부인 A씨(47)와 B씨(45)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20년 1~2월 친모 C씨로부터 피해 아동을 출산 후 인계해 주는 대가로 1000만원을 지급한 뒤, 자신들의 친자로 출생신고를 하고 양육하면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듬해 1~4월에는 친모 D씨에게 200만원을 지급한 뒤 D씨의 자녀 2명도 인계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해 7월에는 또 다른 친모로부터 피해 아동을 인계받은 후 베이비박스에 유기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새로운 자녀에 대한 욕심에 인터넷을 이용해 입양이나 낙태를 고민하는 미혼모 등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이를 키워주고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A씨의 이름으로 출산하거나 특정일에 출산할 것을 요청하며 아동을 물건처럼 매매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는 원하는 성별 또는 사주 조건에 부합하지 않거나 출생신고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신생아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했다”라며 “법률구조조공단과 협력해 허위 출생신고에 의한 입양 효력을 해소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범죄피해자보호지원팀을 통해 현재 아동보호시설과 보육원에서 보호 중인 피해아동을 위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