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예보' 틀리고 '재난문자' 오류…여야, 기상청에 뭇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대상 국정감사에선 단기예보 신뢰도 저하 문제와 재난문자 오류 등에 대한 지적과 기상청의 예보 정확성 향상에 대한 주문이 쏟아졌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올 여름 소셜미디어(SNS)에 '7월에 사흘을 제외하고 매일 비가 온다'라는 허위 정보가 퍼지며 혼란을 빚었던 상황을 언급하며 기상청에 대책을 물었다. 해당 정보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홈페이지 등에서 제공한 예보였는데, 사실상 과거 자료를 평균한 것에 불과했다.
유 청장은 "예보하려면 예보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는 등 예보에 대해서는 기상청이 관리할 권한이 있다"며 "다만 현재 어디까지가 예보인지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극단적인 날씨 변화가 자주 생기는데 예보에 관한 국내외 기술 개발 속도가 기후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며 방재기상지원관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일본의 경우 2020년 규슈지방 대홍수·산사태 이후 '기상방재감'이라는 지위(직책)을 만들고 그 전문인력을 193명 정도 뽑아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며 "한국의 경우 방재기상지원관 인력 증원이 거의 없지 않았냐"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국 방재기상지원관은 11명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을 3500개 구역(읍면동)으로 나눠 1시간 단위로 사흘 치를 예보하는 초단기예보(동네예보)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국민들은 대단히 관심있게 보는데 신뢰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단기예보에 대한 신뢰도가 2018년에는 73%였다가 지난해에는 66.8%로 많이 하락을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일본의 경우 단기예보를 '현'과 '날짜' 단위로, 미국의 경우 최소 도시 단위로 예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기상청이) 쉽게 맞추지 못할 부분까지 손대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유 청장은 "동네예보는 2008년 국민 의식조사와 설문조사를 거쳐 실시된 것"이라면서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기상청이 올해부터 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는 것과 관련, 기상청의 극한호우 기준이 서울시의 기준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기상청은 호우 재난 문자를 시간당 50mm로 하는데 서울시 침수예보는 시간당 55mm로 차이가 있다"며 "(도로에서는) 이런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기 때문에 어떻게 체계를 정비할 것인가를 (지자체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상청이 첫 극한호우 경보 재난문자를 보낸 지난 7월11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 등 4곳에 문자가 전달되지 않았던 오류에 대해 " "정확하게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본래 취지를 벗어날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매뉴얼상 (장비의) 내부 구성품은 검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보안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기상은 국민의 알 권리를 넘어서 보안·정보의 가치도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우리(나라) 전역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와 관련,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상정보의) 외부 유출은 없었다"면서도 "송구하다"고 했다. 유 청장은 "(악성코드 발견) 이후부터는 기상청뿐 아니라 모든 기관의 중국산 장비에 대해 전수 정비가 들어갔다"며 "보안 주무부처인 국가정보원과 함께 장비 내부 구성품에 대한 매뉴얼까지 철저히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도 기상청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기상청 R&D 예산이 총 212억2000만원 삭감돼 올해에 비해 19.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 의원은 "내년 예산에 R&D 212억원이 깎인 것은 기재부가 정신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기후 기상 분야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한 국민적 피해가 늘어나고 있고 수해와 여러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므로 기상청 예산 편성에서도 우선 순위로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기상청은 국가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데 현실은 R&D 예산 삭감"이라며 기상재해 사전 대비 사업, 기상관측장비 사업, 지진해일 화상감시 사업 등을 거론하며 "3개 사업 삭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R&D 예산뿐만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모든 것들이 증가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박정 환노위원장 역시 2024년 기상청 R&D 예산이 전년 대비 17.5% 줄고 외부 기관이 수행하는 주요 R&D 예산은 22.7%나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주요 R&D 예산 삭감을 계속적으로 하면 기술 진보가 일어나서 국산화율을 높이고 또 대국민이 만족할 수 있겠나 이런 의심이 든다"고 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원래 기상청이 그 전에는 과학기술부 소속이었다. 연구개발과 무관치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며 "여기에 기상 업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는 더 중요해지고 기후변화 업무까지도 추가됐으니 과학기술개발이 굉장히 중요한데 예산이 이렇게 삭감되도 문제가 없나"라고 물었다.
유 청장은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으로 조정하고 지금 맞춰 나가려고 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숨 막히는 불륜현장"…흥신소 SNS에 불법촬영 영상들 논란 - 머니투데이
- "손 넣어 가슴 만지세요"…압구정 박스女 정체는 - 머니투데이
- "국제결혼 끔찍…초4 자식들 한글도 못 떼" 현직교사 글 논란 - 머니투데이
- 김종민 "父, 밀물사고로 차에 갇혀 사망…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 머니투데이
- 임수향 "차은우와 6시간 키스신 촬영…입술이 점점 붓더라" - 머니투데이
- 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 머니투데이
- '과호흡' 쓰러져도, 이틀 전 '혈액암'진단 받았어도…수능 무사히 치렀다 - 머니투데이
- 아내 무참히 살해 후 그대로 방치…법원 "자기 안위만 생각" 징역 14년 선고 - 머니투데이
- '아이 셋·아빠 셋' 고딩엄마…이혼+동거소식에 큰아들 "미쳤나 싶었다" - 머니투데이
- '평점 1점' 식당서 군인들 밥값 내준 여성…사장이 보인 반전 반응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