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커스터디 기업 방문한 코빗 "국내 법인 코인 투자 허용해야"

이지영2 기자 2023. 10. 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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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커스터디 기업 탐방 보고서 발간
"법인 투자 제한, 업계 발전 더디게 해"
[서울=뉴시스] 미국과 대한민국의 커스터디 규율체계 비교 표. (사진=코빗) 2023.10.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가 미국의 가상자산 커스터디(custody)기업 세 곳을 탐방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탐방한 세 곳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Fidelity Digital Asset) ▲파이어블록스(Fireblocks) 등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가상자산 제도권화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기업을 방문했다.

이번 보고서는 커스터디의 개념과 역사를 소개하면서 미국 주요 커스터디 기업 3사 방문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담았다. 또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우리나라의 커스터디 산업 환경을 비교했다.

센터는 우선 고대 문명 시절부터 제3자에게 재산 보관을 위탁하는 수요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 은행의 기원도 결국 커스터디 서비스에서 출발했고, 현재 전 세계 부의 대부분이 전통 금융 체제 커스터디 기반에서 관리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가상자산도 커스터디 산업이 발전한다면 가상자산의 제도권 수용 가속화뿐 아니라 가상자산 생태계 자체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센터가 이번에 방문한 커스터디 기업 3사는 회사별로 뚜렷한 특장점이 지녔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와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은 가상자산 수탁 업무를 담당하고, 파이어블록스는 커스터디 솔루션을 제공한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현재 총수탁 자산 규모 1000억달러(135조4000억원)와 400개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 상당수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를 커스터디 업체로 선정했다. 이에 향후 ETF 승인 시 수탁 자산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은 창업 100년이 된 피델리티의 업력을 통해 전 세계 기관투자자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곳이다. 이에 가상자산이 주류로 떠오를수록 피델리티의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큰 시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 3명으로 시작해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파이어블록스는 지난 2018년 창업 후 현재는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두바이 등 전 세계 8개 주요 도시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현재 1800여 개 법인에 커스터디 솔루션을 제공 중이며 이 중 25%는 아시아 소재 법인 대상이다. 파이어블록스는 법인이 수탁, 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때 해당 비즈니스별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번 기업 탐방을 통해 미국과 대한민국의 커스터디 산업이 규율 체계와 영업 환경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미국은 자산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유형을 기준으로 설계했다. 따라서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은 전통 커스터디 사업의 한 갈래로 간주해 전통 금융 커스터디의 규제 틀 안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 규제안에서 구현되고 있는 도산격리(수탁업체가 수탁하는 자산의 법적 소유권은 의뢰인에게 있음)가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에도 유효하다.

예를 들어 코인베이스 거래소가 파산하면 고객 자산은 복구되지 않는다. 하지만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문을 닫으면 도산격리 원칙에 따라 고객 자산 복구가 가능하다. 이에 보다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국내는 가상자산을 다루는 기업을 기존 금융기관과 분리해 규제한다는 원칙을 적용한다. 따라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는 도산격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영업환경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법인은 가상자산 투자에 제한이 없다. 법인이 자유롭게 가상자산을 소유할 수 있어 커스터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발생 중이다. 이에 커스터디 기업들이 내부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커스터디가 B2B 기반 비즈니스임을 고려하면 국내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투자 제한은 대한민국 가상자산 업계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다"며 "국내 법인 가상자산 투자 허용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상자산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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