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 없는 클린스만 감독 "베트남 약한 상대 아냐...손흥민·황인범은 물음표"[수원톡톡]
[OSEN=수원, 고성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상대적 약체' 베트남과 일전을 앞두고도 방심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10월 A매치 2차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26위 한국이 95위 베트남에 크게 앞선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주장 손흥민 없이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크다.
이강인이 환상적인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뽑아냈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에 맞고 쐐기골로 연결됐다. 여기에 교체 투입된 황의조도 종료 직전 골 맛을 봤다. 그 덕분에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첫 홈 승리와 연승을 일궈냈다.
이제 다음 상대는 베트남이다. 전력 차이는 작지 않다. 베트남은 한국에 오기 전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모두 0-2로 완패했다. 여기에 에이스 미드필더 응우옌 꽝하이까지 허벅지를 다쳐 출전이 어렵게 됐다.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아야 하는 상대. 클린스만 감독도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친선경기다"라고 강조했다.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를 앞둔 소감.
긍정적이었던 모습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팀으로서 어떻게 꾸준히 발전하고 성장하는지도 중요하다. 손흥민과 황인범에 관해선 아직 확답할 수 없다. 물음표다. 오늘 공식 훈련을 통해 최종적으로 몸 상태를 확인하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지난 튀니지전에선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나가야 한다.
- 베트남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베트남이 너무 약체라는 의견도 있는데?(베트남 기자)
많은 경기를 봤다. 지난 몇 경기를 분석했다. 절대 약한 상대라 생각지 않는다. 사실 아시안컵에서 조 순위에 따라 16강에서도 만날 수 있는 상대다. 더 나아가 월드컵 3차 예선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런 상대를 어떻게 상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오늘 미팅에서도 선수들에게 중요한 건 우리이며 베트남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상대라고 얘기했다. 마지막 친선경기인 만큼, 우리가 얼마나 준비했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시험할 수 있는 경기다. 공식 경기처럼 최선을 다해 준비할 예정이다.
- 튀니지전에서 이강인과 이재성을 스위칭 한 후 공격력이 살아났다. 이번 경기에서 활용 방안은?
지난 경기 이강인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너무 좋은 경기였고, 환상적인 경기력이었다.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강인과 이재성 모두 양 측면과 중앙을 소화할 수 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그가 돌아오면 조합이 바뀔 수 있다. 상대 지역에서 더욱 창의적으로 뛰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튀니지전뿐만 아니라 4-2-3-1 포메이션에서 공격 2선 선수들의 스위칭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수비 전환이다. 공격 지역에서는 더욱 창의적으로 뛰어야 하지만, 수비를 해야 할 때는 빈공간에서 바로 수비로 전환해야 한다. 내 전술이라기보다는 현대 축구의 흐름이다(웃음). 지난 경기에서 잘해줬다. 이재성이 많은 대화를 통해 이강인의 위치와 역할을 잡아주기도 했다. 이렇게 경기를 치르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경기 후반부에 이강인이 우리 박스 근처에서 공을 걷어내는 장면도 있었다. 스스로 얼마나 많이 배우고 노력하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 주전 선수들의 조직력에 초점을 맞출 생각인지 혹은 그간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인지?
두 가지를 다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팀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가져가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직력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교체 카드를 6장까지 쓸 수 있다. 최대한 많이 교체하고 싶기는 하다. 전반전을 잘 마친다면, 새로운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면서 실험할 예정이다. 선수들도 갈수록 우리가 어떤 플레이를 하길 원하는지, 어떻게 경기에 집중하길 원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팀 스피릿과 케미스트리도 잘 만들어 나가고 있지만, 지속성 역시 필요하다. 조직력과 새로운 기회 두 가지 모두 얻는 경기가 돼야 할 것 같다.
내일 손흥민과 황인범이 얼마나 뛸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만약 둘이 뛰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함께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손흥민은 주장이고, 황인범도 경험 많은 선수다. 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라는 팀 안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서로를 믿고, 코칭스태프까지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 이번이 4번째 소집이고 길어야 9일밖에 함께하지 못했다. 팀 분위기를 잘 다져나가고, 믿음과 승리를 향한 갈망을 갖는 게 중요하다. 뛰지 못하더라도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 김민재가 튀니지전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리더십 및 경기장 내 소통을 평가하자면?
손흥민의 부재로 주장을 맡게 됐다. 지금 옆에 있는 이재성에게 맡겼어도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전에도 김승규가 주장 완장을 찬 적 있다. 이외에도 경험 많은 선수들이 후배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다.
김민재는 지난 몇 년간 성장을 보면 정말 놀랍고 많이 칭찬해줘야 한다. 너무나 잘 성장했다. 여기에 리더십까지 갖췄다. 지난 경기도 잘 소화했다. 사실 주장 완장을 누구에게 줘도 상관없다. 베테랑 선수들을 바탕으로 팀이 잘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의 부재 시 누가 완장을 차는가가 크게 중요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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