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은퇴할지도” 대신 오타니가 서울로 온다? 도박사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김태우 기자 2023. 10. 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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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시장의 큰 관심을 얻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의 차기 행선지로는 LA 다저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자, 미래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에게 2023년 가을은 너무나도 잔인했다. 아웃카운트 딱 하나를 잡는 동안 난타를 당하며 고개를 숙이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커쇼는 8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⅓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이라는 사상 최악의 난조를 보이고 강판됐다. 올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챔피언이자 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였던 다저스는 커쇼의 난조 속에 1차전을 내줬고, 이후 이 흐름을 되돌리지 못한 채 충격의 3연패로 포스트시즌에서 ‘광속 탈락’했다.

커쇼가 가을에 약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있고, 또 전성기 기량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도 평균자책점 162.00짜리 투구는 충격적이었다. 커쇼 또한 경기 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타격이 컸다. 여기에 소속팀 다저스마저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으니 올해는 더 만회할 기회도 없다. 문제는 커쇼가 만회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올해까지 통산 425경기에서 210승을 기록 중인 커쇼는 내년에도 마운드에 돌아올 것이라는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즉, 이대로 은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35세의 선수라 선수 경력을 더 이어 갈 여지도 충분히 남아 있지만, 커쇼는 근래 들어 잦은 부상에 시달려 왔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모두 규정이닝과 한참 떨어져 있었다. 올해 131⅔이닝이 그나마 많이 던진 축에 속한다.

ESPN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소식통인 버스터 올니는 다저스의 탈락이 확정된 직후 자사의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커쇼를 아는 내부 관계자들은 허리와 엉덩이, 팔꿈치에 어깨까지 부상을 당한 커쇼가 내년에 마운드에 오를지 궁금해 하고 있다. 그 경기(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약 커쇼가 은퇴를 선언하면 ⅓이닝 6실점이라는 커쇼답지 않은 투구가 메이저리그 경력의 마지막 장면이 된다.

이미 돈은 벌대로 벌었고, 지금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실시된다. 210승을 거두는 동안 커쇼의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은 2.48에 불과하다. 아직 확답하기는 이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다저스는 대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 당연히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이름이 첫 머리에 거론된다.

▲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가능성도 제기되는 클레이튼 커쇼
▲ 오타니는 커쇼와 J.D 마르티네스를 한꺼번에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내년에는 투수로 뛸 수 없다. 다만 2025년에는 투수로도 등판해 다시 투‧타 겸업을 이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저스는 현재 오타니가 필요한 팀이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베테랑 J.D 마르티네스가 있지만 이제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여기에 커쇼의 뒤를 이어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축이 필요하다. 오타니는 매우 이상적인 선수다. 마케팅 요소도 확실하다.

다저스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해 이미 사전 작업을 다 끝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을 소극적으로 관망했다. 돈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팀 페이롤을 사치세 기준 아래로 끌어내려 오타니 영입을 더 편하게 하려는 방편이었다는 게 지배적인 시선이다. 그리고 이제는 돈을 쓸 때가 됐다. 총액 5억 달러 이상이 유력한 오타니를 품에 안을 팀은 몇 없고, 다저스는 그 부자 팀들 중에서도 가장 여력이 있는 편이다.

도박사들도 오타니의 다저스행 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보고 있다. 미국의 유력 온라인 북메이커인 ‘벳온라인’은 최근 ‘오타니의 다음 소속팀’을 놓고 베팅에 들어갔다. 현 소속팀인 LA 에인절스는 제외다. ‘벳온라인’의 오즈메이커는 다저스에 +250 배당을 매겼다. 100달러를 걸면 배당금 250달러를 포함해 350달러를 받는다는 의미다. 즉, 플러스 상황에서는 이 숫자가 낮으면 낮을수록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위는 전통적으로 일본인 선수들과 친했던 시애틀로 +350, 3위는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로 +450이다. 일단 도박사들은 3파전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 뒤를 샌디에이고와 뉴욕 양키스가 잇고 있는 흐름이다.

만약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한다면, 오타니의 다저스 데뷔전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열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4년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개막전을 치르기로 했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파트너로 결정됐다. 한국에서 뛰지 않을 선발 투수를 미국에 남겨둘 수도 있지만, 오타니는 야수로 해당 사항이 없다. 다저스로 이적한다는 가정 하에 내년 첫 경기를 한국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다.

▲ 시즌 뒤 선택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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