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상비의약품 판매품목 확대는 정부실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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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의약품은 일반의약품 중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해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승인된 품목을 말한다.
약사법에는 20개 품목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으나, 현재는 13개 판매품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소비자·의약 전문가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13개 판매품목을 재점검하고, 국민 수요와 사회·환경적 변화를 반영해 약사법에 규정된 20개 품목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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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의약품은 일반의약품 중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해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승인된 품목을 말한다. 약사법에는 20개 품목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으나, 현재는 13개 판매품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제도는 약국 또는 병원이 문을 닫는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고, 의료공백지역의 의료서비스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2012년 약사법을 개정해 안전상비의약품을 약국뿐만 아니라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비자 단체들이 안전상비의약품 판매품목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안전상비의약품을 둘러싼 소비자 단체와 대한약사회의 의견은 편의성과 안전성으로 항상 엇갈린다.
의약품은 부작용 및 오남용 될 경우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어 안전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은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수적이다. 판매 장소가 약국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안전상비의약품은 환자가 판단해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승인돼 있다.
보건복지부 역할은 국민이 필요한 안전상비의약품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13개 판매품목의 안전성 및 부작용 실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면 원인을 파악해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하는 것이다.
그런데 복지부는 2018년 이후 지금까지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관련 논의를 단 한차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재 판매되고 있는 13개 품목 가운데 타이레놀 2개 품목의 국내 생산이 2022년 3월부터 중단됐다. 지정취소와 대체약 추가 지정이 필요하지만 복지부 약무정책과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건의료서비스는 시장실패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민간분야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정부는 미세조정이라는 명분으로 시장에 개입하지만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쉽지 않고 정부 실패가 발생한다. 정부실패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자원의 최적 배분 등 본래 의도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거나 기존의 상태를 오히려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정부가 특정 이익단체 논리에 포획돼 이익단체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확대 논쟁을 보면서 정부실패를 생각하게 된다. 그 동안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는 국민이 의약품을 편리하게 구입하는데 도움이 됐으며, 보건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약국의 공백을 보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복지부는 이런 국민의 편익을 외면하고 약사단체의 주장을 이유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확대에 소극적이다.
정부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정부·소비자·의약 전문가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13개 판매품목을 재점검하고, 국민 수요와 사회·환경적 변화를 반영해 약사법에 규정된 20개 품목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또, 국민이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정보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교수 Ljy@n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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