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국감 “검단 아파트 190억원 레미콘 점검 부실”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10. 16. 15: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허종식 “품질 적절성 확인 안해”
사전검사서 ‘적정’ 판단함에 따라
미인증 순환골재 걸러내지 못해
이한준 LH 사장
철근 누락과 콘크리트 강도 부족으로 전면 재시공되는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의 레미콘 점검 결과가 애초 모두 적정하다고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아파트에 미인증 순환골재가 레미콘 원자재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GS건설, 감리사가 부실공사 방지 품질 관리 치침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16일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LH 국정감사에서 “인천검단 AA13-1·2BL 아파트 레미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아파트 건설 현장에 투입된 레미콘 계약물량은 25만7362㎥이며 계약금액은 189억원에 달했다”며 “이들 물량에 대한 품질 점검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레미콘은 발주처인 LH가 조달청 입찰을 통해 시공사에 제공하는 관급 자재다. 검단 아파트는 8개 레미콘 업체가 선정돼 2021년 7월부터 타설에 들어갔다. 하지만 2022년 2월부터 관급 레미콘 수급난에 직면하자 GS건설이 총 물량의 8~9%를 5개 레미콘(사급자재) 업체를 통해 추가 투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국토부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침 35조는 원자재 수급 곤란으로 불량자재 생산이 우려될 경우 특별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검단 현장에서 특별점검은 생략됐다. 미인증 순환골재를 걸러내지 못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LH와 GS건설, 감리사 측은 사전점검과 정기점검만 진행했고 이를 모두 ‘적정’ 처리했다. 부실 골재가 투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점검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H 측은 “붕괴사고 이후 현장 공사가 전면 중단돼 레미콘 납품과 품질 점검 등의 실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순환골재와 관련해선 “레미콘 업체가 검단 아파트 현장에 순환골재를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적도 없고 승인을 내준 적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결국 레미콘 수급난이 발생했지만 특별점검을 하지 않았고 사전·정기점검에서도 미인증 순환골재 사용을 걸러내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LH 의뢰를 받아 정밀안전진단 보고서를 낸 대한건축학회는 레미콘 원자재로 미인증 순환골재가 사용해 콘크리트 압축강도가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품질관리 계획에 대한 점검이 누락된 사실도 확인됐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르면 발주청 LH는 건설사업자인 GS건설이 품질관리계획에 따른 품질 관리를 적절하게 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해마다 한 번 이상 건설공사 준공 2개월 전까지 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LH의 ‘지구별 품질관리 적절성 이행 유무 현황’ 자료에 따르면 LH 발주 사업 123개 중 57.7%는 품질관리 적절성 확인을 이행하지 않았다. 미이행 사업장에는 검단 아파트도 포함돼 있다.

허 의원은 “책임시공형이라는 이름으로 LH가 모든 역할과 권한을 민간기업에 위임·방치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토부 지침과 건설기술진흥법 등 현행 제도를 성실히 수행했다면 주차장 붕괴와 같은 안전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한준 LH 사장이 검단 아파트 사태 후 입주자를 아직까지도 직접 만나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감에서 이 사장에게 “검단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게 직접 찾아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부사장만 보냈을 뿐 아직 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 사장은 “제 스스로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라는 심정으로 GS건설과 협조해 입주예정자들의 불편을 덜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