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당 인사·이준석 발언에 입장 없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임명직 지도부를 물갈이한 것과 관련해 "당에서 하는 인사는 당에서 하기에 대통령실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김기현 대표 책임론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용산 책임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되자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의 신임 지도부 교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그 원칙에 따라 당은 당 나름대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는 윤 대통령이 보선 참패 후 당에 전달한 첫 반응이다. 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김 대표는 보선 참패에 책임지고 임명직 지도부가 일괄사퇴 하자 '통합형 인사', '수도권·충청권 중심 인사'를 전진배치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신임 사무총장에 대구·경북 출신 재선의 이만희 의원, 정책위의장에 수도권 3선인 유의동 의원을 임명하는 인선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이날 인선안은 경북·수도권 전진배치가 두드러졌고, 쇄신이나 개혁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통령실은 이준석 전 대표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기조 변화를 눈물로 촉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반응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항상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입 밖에 내 표현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어제(15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꼭 해야 하는 말은 회피했다"며 "이렇게 (보선 참패로)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당은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우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가장 뼈아픈 것은 지난 1년 반의 집권을 통해 지난 정부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이란, 공산전체주의와 같은 허수아비와 싸우면서 이런 문제들을 내버려두지 말라는 강력한 주문"이라고 역설했다. 이 전 대표는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운 당신(윤 대통령)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고 그 저주는 오랜 시간 동안 여당을 괴롭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