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2기' 지도부, 친윤 색 옅어졌지만 '영남당' 우려

김기현· 윤재옥 영남 출신에 이만희 사무총장도 TK
옅은 계파색·TK 지역안배 고려해 '적임자' 평가도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23.10.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수도권·탕평을 기조로 임명직 당직자를 교체하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수습에 시동 건 가운데, 내년 총선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영남 재선 이만희 의원을 임명하면서 '영남 정당'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전임 이철규 의원이 비해 친윤(친윤석열) 계파색이 옅다는 점과 TK(대구·경북)지역 안배 등을 고려할 때 적합한 인사란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단행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인사는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된 재선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다. 이 의원은 이날 인선된 인물 중 유일하게 영남 출신이다.

사무총장은 당의 사무를 총괄한다. 총선 국면에서는 선거 실무를 지휘한다. 총선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당연직 부위원장으로 실무를 맡는다. 총선에서 막강한 권한을 지닌 자리에 영남 출신 이 의원이 임명된 것이다.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수도권 위기론’을 수습하기 위해 인적쇄신에 나선 국민의힘이 사무총장에 영남 출신 인사를 임명한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특히 김기현 대표(울산 남구을),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등 영남권 출신 당 지도부의 존재도 부각되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의원과 함께 인선된 다른 임명직 당직자들과 비교하면 이 의원이 영남출신이란 점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당은 이날 정책위의장에 3선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조직부총장에 함경우 경기광주갑 당협위원장, 수석 대변인에 박정하 의원(강원 원주시갑), 선임 대변인에 윤희석 전 서울 강동구갑 당협위원장, 여의도연구원 원장에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시 연천갑)을 각각 임명됐다.

한 의원은 "공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영남 인사를 앉힘으로써 당의 변화 노력이 평가절하 될까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평소 신중한 성격으로 당 사무를 맡는데 적임자란 의견도 적지 않다. 당의 주류인 TK(대구·경북) 지역 안배를 고려할 때, 이 의원이 적임자란 의견도 나온다. 앞서 친윤 핵심 인사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과 비교해 계파색이 옅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또 다른 의원은 "TK출신을 외면할 경우 TK홀대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의원 인선을 지지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