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유럽은 지정학적 강국…중국은 러시아 지원 말라"

이명동 기자 2023. 10. 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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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외교수장격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지정학적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들어 중국에 유럽의 입장을 주지시켰다.

15일(현지시간) EU 대외관계청에 따르면 보렐 대표는 전날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유럽은 경제 강국이 된 뒤 무역 강국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을 경제적 강국이 아니라 지정학적 강국으로 변화시켰다"라며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중국과 대화하고 싶다. 다른 나라와 관계라는 렌즈를 통해 EU와의 관계를 보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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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으로 EU 강국 부상…중국-유럽 협력 중요"
"中, 러시아 설득해 흑해 곡물협정 복원 도와달라"
"하마스 공격 규탄·민간 공격 중단·인질 석방 동의"
[베이징=AP/뉴시스] 유럽연합(EU) 외교수장격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지정학적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들어 중국에 유럽의 입장을 주지시켰다. 사진은 보렐 대표가 지난 13일 베이징 대학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3.10.16.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유럽연합(EU) 외교수장격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지정학적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들어 중국에 유럽의 입장을 주지시켰다.

15일(현지시간) EU 대외관계청에 따르면 보렐 대표는 전날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유럽은 경제 강국이 된 뒤 무역 강국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을 경제적 강국이 아니라 지정학적 강국으로 변화시켰다"라며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중국과 대화하고 싶다. 다른 나라와 관계라는 렌즈를 통해 EU와의 관계를 보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유럽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유럽이 중국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EU 그 자체로 존중받기를 기대한다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전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유럽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며 "EU는 러시아의 침공에 직면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를 EU 전체의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우리 측의 매우 강경한 입장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 측에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유럽의 관점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에 충격파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역설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유럽연합(EU) 외교수장격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지정학적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들어 중국에 유럽의 입장을 주지시켰다. 사진은 2013년 3월22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중국-러시아 관광의 해 개막식에서 블리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2023.10.16.


또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러시아가 (흑해) 곡물거래협정으로 돌아가 우크라이나 곡물이 전 세계로 수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식량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과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놓고 뜻을 같이했다.

보렐 대표는 "우리는 국제사회가 지역에서 확산할 수 있는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라면서 "하마스의 무차별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폭력과 민간인을 향한 공격을 중단하고, 인질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왕 부장과도 이에 관해 논의했다. 2년, 3년, 4년마다 연이어 발생하는 이 위기에 대한 유일한 장기적 해결책은 이 비극적인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양국의 해법 마련이라는 데 확실히 동의했다"고 언급했다.

EU 고위 인사가 연달아 중국을 찾는 가운데 보렐 대표는 지난 12~14일 중국을 방문했다.

보렐 대표는 지난 4월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진돼 방문이 미뤄졌다. 지난 7월에는 중국 측의 일방적 취소로 방문이 무산됐다.

EU 고위 인사의 잇따른 방중은 모두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EU-중국 정상회의의 사전 준비 차원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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