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질 곳도 없다” 생각 바꾼 뒤 반등, 한 뼘 더 자란 SSG 오원석의 풀타임 선발 3년차 [베이스볼 피플]

김현세 기자 2023. 10. 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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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떨어질 곳도 없다'고 생각 자체를 바꾸고 던졌다."

SSG 랜더스 오원석(22)은 성장세가 뚜렷한 좌완투수다.

오원석은 "투구 내용이 계속 좋지 않자 '더 떨어질 곳도 없다'고 생각 자체를 바꾸고 던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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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오원석. 스포츠동아DB
“‘더 떨어질 곳도 없다’고 생각 자체를 바꾸고 던졌다.”

SSG 랜더스 오원석(22)은 성장세가 뚜렷한 좌완투수다. 풀타임 선발로 뛴 3년간 매 시즌 기량과 성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풀타임 2년차이던 지난해에는 한 시즌을 끌고 갈 몸을 만드는 노하우를 터득해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웠다. 비시즌부터 체중을 유지한 덕분에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3~4㎞ 올라 구위가 향상됐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올 시즌에는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5.23에 그쳤지만, 지난해부터 2시즌 연속 규정이닝(144.2이닝)을 채운 투수로 거듭났다. 5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선 개인 한 시즌 최다 8승(10패)째를 챙기며 SSG 선발진의 미래를 또 한번 밝혔다. 오원석은 “나 스스로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느낌도 들지만, 그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더욱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에는 유달리 긴 부진도 겪었다. 오원석은 이를 통해 한층 성장했다. 5월까지는 9경기에서 4승2패, ERA 3.73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이후 7경기에서 1승4패, ERA 6.62로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에 들어서는 다시 5이닝 이상을 너끈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반면 기복이 적잖았다. 오원석은 “투구 내용이 계속 좋지 않자 ‘더 떨어질 곳도 없다’고 생각 자체를 바꾸고 던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생각의 차이가 반등을 이끌었다. 오원석은 지난달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13일 인천 키움전에선 비록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6이닝 1실점으로 3위를 다투는 팀에 큰 힘을 보탰다. 오원석은 “마찬가지로 ‘더 잃은 것은 없다’는 마음으로 생각을 단순화했다”고 말했다.

오원석은 김광현에 이어 SSG의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는 기대주다. 올 시즌에 앞서서는 김광현과 개인훈련을 함께하며 노하우를 흡수했다. 오원석은 “(김)광현 선배가 알려주는 많은 노하우가 내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배운 것을 실제 시합에 써먹다 보면 야구가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면서도 “사실 올 시즌은 내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 시즌이었다. 나 자신에게 뿌듯해한 날보다 반성한 날이 더 많았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시는 만큼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좀더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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