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핫한 줄 몰랐네”…카카오 이어 LG도 참전한 ‘이 시장’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10. 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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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 중개 37조원 시장
LG유플 ‘화물잇고’ 이달 출시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 구도
ICT 기업 진출로 디지털 가속
LG유플러스 전영서 기업서비스개발LAB장(왼쪽부터)·임장혁 기업신사업그룹장(전무)·강종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상무)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양사는 화물 운송을 의뢰받고 차량을 배차하는 주선사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 서비스로 맞붙게 됐다. LG유플러스의 사업 진출 공식화로 통신3사, 물류업체 등 화물 운송 중개 서비스 사업자 간 대진표가 완성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16일 오전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안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강종오 LG유플러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상무)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저희는 주선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 모델인데 최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도 저희와 유사한 사업 방식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사업이 업계에서 건전한 경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신규 플랫폼 ‘화물잇고’ 공개
LG유플러스가 공개한 화물잇고는 화물 접수부터 배차, 운송, 거래처 관리 등 중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주선사가 전용 웹을 통해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원하는 화물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다.

화물잇고를 사용하는 차주는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최적의 화물을 추천받을 수 있다. 화물잇고는 차주의 특성을 분석한 다음 최적 화물을 추천한다. 또 주변 화물을 토대로 가장 효율적인 일일 일정을 제안할 뿐 아니라 불량화물·상습 운임 미지급 화물을 필터링한다.

주선사는 차주에게 운송 대금을 빠르게 정산할 수 있다. ‘화물 운송료 결제카드’를 이용해 운송 대금 결제를 간편하게 처리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신한카드와 손을 잡았다.

업계 최초로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기능도 갖췄다. 유턴이 불가하거나 화물차가 다닐 수 없는 좁은 길을 피해 최적의 경로를 제안한다. 높이나 중량 제한을 둔 터널·교량도 고려한다. 물류센터 내부 상·하차 위치를 정확하게 안내해 불필요한 운행 시간을 줄이도록 돕는다.

카카오모빌리티도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주선사·차주 등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T트럭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T트럭커는 지난달 기준으로 사전 등록을 시작한 지 1주 만에 신청자 1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T트럭커도 화물잇고처럼 운송 대금을 빠르게 지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선사가 대금 지급승인을 완료하면 평균 1시간 안에 차주에게 운임을 지급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시장 선점을 위해 업계 주요 사업자와 손을 잡았다. 운송 차량 700대를 보유한 매출 300억원 이상 규모의 주선사 강동물류,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하는 라스트마일 디지털물류 스타트업 디버와 함께 화물잇고 실증을 진행했다.

강 상무는 “세금계산서 발행 등 DX(디지털전환) 툴을 제공함과 동시에 화물차주분들을 위한 종합 커뮤니티 포털로 지속해서 진화시켜 나갈 생각”이라며 “예컨대 화물차 수리에 도움을 주는 부분 등 여러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해 화물차주들이 선순환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카카오, 모빌리티 파트너서 경쟁자로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충전,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화물 운송 중개 시장에서는 유사한 사업모델을 놓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인 화물 운송 중개 분야는 약 37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시장 규모에 비해 디지털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여러 ICT 기업이 수익원이 될 시장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3년 안에 화물잇고를 통해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전무)는 “미들마일 물류는 게시판 수준의 미흡한 수준으로 관리됐고 전화, 엑셀, 수기 등으로 배차 관리를 하고 있어 디지털화 수요가 큰 상황”이라며 “화물기사들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담은 화물 정보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선사에는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강력한 DX 플랫폼을 제공해 물류 시장의 DX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신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고도화된 네트워크 관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화물 운송 중개 분야에서는 관제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LG유플러스·카카오모빌리티에 앞서 SK텔레콤(티맵모빌리티), KT, CJ대한통운 등이 이미 화물 운송 중개 서비스를 내놓은 상태다.

SKT는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지난 2월 ‘티맵 화물’을 출시했고 KT도 지난해 5월 ‘브로캐리’를 선보였다. KT의 경우 지난해 디지털물류 사업 부문에서 매출 75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 규모를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물류업계 맏형인 CJ대한통운은 지난 7월 디지털 운송 플랫폼 ‘더 운반’을 출시했다.

중간물류 시장, 디지털전환 속도 붙는다
중간물류 시장은 그동안 운송 대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적절한 일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기존의 화물 운송 중개 정보망은 일감 정보를 단순 게시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정보망과 동일하게 월 이용료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안착을 위해 당분간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일단 트래픽을 끌어올리고 화물잇고가 활성화될 때까지는 무료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전영서 LG유플러스 기업서비스개발LAB장은 “초기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얼마나 빨리 저희가 업데이트를 해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화물 중개 시장에 특화된 AI 모델을 누가 빨리 만드느냐에 따라 가장 선도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락 강동물류 회장은 “기존에는 배차 담당자와 차주가 매번 전화로 소통하고 운행 종료 후에는 엑셀로 결과를 정리했는데 플랫폼을 사용하니 업무량과 소요시간이 확연히 줄었다”며 “화물잇고가 국내 주선사들과 차주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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