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국감도 '재판 지연' 지적…"3천165일 지난 사건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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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재판 심리·결정이 지나치게 늦어진다는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종합 답변에서 "헌법재판 사건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얽혀있고 결정의 사회적 파급 효과 역시 매우 크다는 특성이 있다"며 "타당한 결론에 이르기 위해 점검할 내용이 많고 재판관들의 깊은 숙고와 충실한 토의도 필요하다. 심리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 대해 너른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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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재소장 "검토할 내용 많아 심리에 상당 기간 소요"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재판 심리·결정이 지나치게 늦어진다는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헌재는 헌법재판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장기미제 사건 처리 전담부를 설치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헌재가 사건을 접수해 처리하기까지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은 평균 663일,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은 924일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위헌법률심판은 639일, 권한쟁의심판은 543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3천165일이 경과된 사건도 있다. 재판관들의 업무 부담이 많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헌재가 (180일로) 처리 기간을 정해둔 것에 비해 미제가 많다"며 "적시 처리 제도가 이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과 민주당 소병철 의원도 재판 지연 문제를 거론하며 헌법연구관의 부족·이탈 문제를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은 "올해 2월부터 장기미제 처리부를 연구부에 설치했고 경력 많은 헌법연구관을 배치했다"며 "(설치한 지) 8개월 정도 됐는데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를 구성하는 헌법재판관들을 지원·보좌하는 조직인 연구부에서 전담 헌법연구관을 배치해 사건 파악과 심리를 돕는다는 취지다.
박 처장은 "헌법연구관 확충이 정말 필요하다"며 "연구관 임용과 운영, 퇴직과 처우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2년9개월 가까이 소요됐다며 "정권 바뀔 때까지 눈치 보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박 처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이라는 게 단심이고, 한번 결정이 되고 나면 향후 비슷한 사건에서 바로 또 선례가 되기 때문에 외국 입법례라든지 찾을 게 많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정치적 사건이 헌재에 몰리는 것이 지연 원인 중 하나라는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의 지적에는 "부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종합 답변에서 "헌법재판 사건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얽혀있고 결정의 사회적 파급 효과 역시 매우 크다는 특성이 있다"며 "타당한 결론에 이르기 위해 점검할 내용이 많고 재판관들의 깊은 숙고와 충실한 토의도 필요하다. 심리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 대해 너른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10일 유 소장의 퇴임 이후와 후임 소장 임명을 둘러싼 질문도 나왔다. 대법원의 경우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수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헌법재판소장의 임명안도 부결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재판이 진행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박 처장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사건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9명의 완성체가 돼서 결정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상 권한이 아니라고 본 헌재 판단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 헌재 결정에 대해 존중하지만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박 처장은 "결정의 취지, 주문뿐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헌법재판관들의 헌법 가치와 이념에 대한 해석 부분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금품 수수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영진 재판관이 헌법연구관 인사위원장을 맡는 게 부적절하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박 처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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