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경찰 쫙 깔리고 하늘·도로 통제… 일대일로 포럼 앞둔 中, 철통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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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여러분, 8호선·15호선 올림픽공원역 H 출구는 일시 폐쇄됐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국가회의센터로 가기 위해 지하철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리자 이같은 안내방송이 큰 소리로 들려왔다.
국가회의센터는 17일부터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육로와 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열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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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베이징 시내 대형 화물차, 드론 비행 전면 통제
韓 대표단 파견 않기로… 일부 인사 개별 참석 가능성
일대일로 성격 바꾸는 中, 탄소중립·디지털 강조 무대
참여국 협력 강화해 무역·투자서 ‘위안화 패권’ 속도낼 듯
“승객 여러분, 8호선·15호선 올림픽공원역 H 출구는 일시 폐쇄됐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국가회의센터로 가기 위해 지하철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리자 이같은 안내방송이 큰 소리로 들려왔다. 국가회의센터는 17일부터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육로와 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열리는 곳이다. 국가회의센터와 바로 이어지는 H 출구 앞에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입구를 폐쇄한다’는 통지문이 붙어있었다.
다른 출구로 나가보니 국가회의센터로 향하는 대로변은 수많은 보안 관계자와 경찰차가 촘촘히 배치돼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도시관리’라는 노란 완장을 착용한 이들부터 교통경찰, 검은 정장을 착용한 경호원 등이 횡단보도와 길목, 건물 입구 곳곳을 지키고 있었다. 녹색 제복의 무장경찰들도 4~5명씩 한 줄로 조를 지어 순찰 중이었다. 주변 도로는 방금 아스팔트를 깐 것처럼 매우 깨끗했는데, 환경미화원이 작은 쓰레기 조각까지도 집게로 수거하고 있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계 경제·군사 영토 확장 사업으로,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17~18일 열리는 이번 포럼을 위해 베이징시 전체의 경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 대사관들이 모여있는 량마차오 부근은 포럼장과 12km가량 떨어져 있는데도 이날 평소보다 많은 경찰들이 배치됐다. 정상 포럼 관계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날부터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베이징 시내로 들어오는 도로 대부분에서 중·대형 화물차와 특수작업차 통행이 금지됐다. 드론 같은 저공·저속 항공 물체의 비행도 이날 0시부터 오는 19일 0시까지 전면 통제됐다.
중국 측은 이번 포럼에 140국, 30개 국제기구에서 4000여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1, 2회 포럼 때까지만 해도 정부·여당 인사로 꾸려진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이번에는 보내지 않는다. 대신 정상 포럼이 아닌 분과 포럼에 일부 한국 인사들이 별도로 초청을 받아 참석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는 공식 초청장을 보내지 않고, 일대일로 사업에 실제 참여하거나 지지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포럼 참여자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 시 주석과 7개월 만에 대면한다.
‘일대일로의 고품질 건설을 추진하고,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실현하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개막식 당일 상호 연결, 친환경 발전, 디지털 경제를 주제로 고위급 포럼 3개가 열린다. 별도의 분과포럼은 ▲원활한 무역 ▲민간 교류 ▲싱크탱크 간 협력 ▲청정 실크로드 ▲지방 협력 ▲해양 협력 등 6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올해는 일대일로 구상이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이번 포럼을 통해 더욱 많은 국가들의 참여와 협력을 끌어내 일대일로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려 할 것”이라며 “과거엔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에게 물적 인프라와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탄소중립과 디지털 등으로 포커스를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중국이 ‘위안화 패권’에 더욱 속도를 낼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정부가 발행한 일대일로 백서를 인용해 중국이 20개 국가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고, 17개 국가와 위안화 청산 협정을 수립하는 등 위안화 거래를 확대해 왔다고 분석했다. 일대일로 다음 단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져 관련국들이 위안화 자금 조달, 무역 거래 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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