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피해자 사망에 걸린 시간, 당시 술 취해 기억 안나"
허경진 기자 2023. 10. 16. 15:32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이 법정에서 범행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오늘(16일) 부산지법 형사6부 공판에 출석한 정유정은 "분을 풀기 위해 사람을 죽인 게 아니다.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했고 마지막으로 제 이야기를 들을 사람이 필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같이 갈 사람이 필요했다. 같이 죽어서 저는 환생한다고 생각했다. 같이 죽어서 (제대로 된)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유정은 피해자 사망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해선 "캔맥주와 병맥주를 여러 개 먹었다. 술에 취해 뚜렷하게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정유정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나서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정유정이 극단적 선택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 시신을 처리할 캐리어를 준비한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정유정은 이에 대해 "(시신을 유기하러) 강에 갔는데 피해자의 가족사진을 보고 실종으로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실종되면 (피해자가)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하려고 그랬다. 중간에 잡혀서 실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반성하는지를 묻자 정유정은 "당시에는 꾸준히 반성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유정의 조부는 정유정이 고교생이 되면서 물건을 던지는 등 이전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 관할 구청 담당자가 우울증 검사를 권유했던 사실을 진술하면서 "우울증이 심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고, 본인의 거부로 검사와 치료를 못 받아 (살인을) 미연에 방지 못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30분쯤 온라인 과외 앱으로 알게 된 20대 여성 피해자 A씨를A씨의 집에서 살해하고 A씨의 신체 일부를 훼손한 뒤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6일 3번째 공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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