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배달기사 사망에…택배노조 “과로사”, 쿠팡 “정치적 이용”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택배노조의 ‘과로사’ 주장에 대해 법적 조치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쿠팡 하청업체 배달 기사의 사망과 관련해 ‘과로사’를 주장하고 나서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법적조치로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택배노조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고인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는 게 CLS의 설명이다.

CLS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유족들의 호소에도 택배노조는 또다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CLS는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망한 배달기사 A씨가 심장비대 상태였다고 구두 소견을 낸 것과 관련, “이에 따른 내사 종결 예정이라는 보도에도 택배노조는 고인의 죽음마저 쿠팡에 대한 악의적 비난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A씨가 쿠팡 근로자가 아니라 경기 군포시의 한 전문배송업체 소속 개인사업자였다고 강조하며 “택배노조는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허위사실 유포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CLS는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 13일 오전 4시 33분께 군포시 산본동의 한 빌라 4층 복도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CLS와 위탁 계약한 한 사업체에서 1년여간 근무해온 개인사업자다.

경기 군포경찰서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전달받은 배달업체 근로자 A씨의 사인은 ‘심장비대’였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당시 그는 사망 전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노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가 과도한 업무로 과로사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A씨의 사망 이후 지난 14일 택배노조는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하루 14~15시간 일하는 강도 높은 노동이 축적되면서 과로사하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쿠팡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이는 과로사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LS와 A씨가 소속되어 있던 배송업체에 따르면 고인은 근무 기간 주 평균 52시간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배송 물량 역시 통상적인 수준을 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유족은 택배노조의 기자회견 다음 날인 지난 15일 한 유통업체를 통해 “노조와 정치권에서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같은 날 경기 군포경찰서가 국과수로부터 전달받은 A씨의 구두 소견은 ‘심장비대’였다.

일반적인 심장은 300g 정도지만, 숨진 A씨의 심장은 800g가량으로 커져 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심근경색을 앓고 혈관 역시 전반적으로 막혀있던 A씨가 질환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심장비대가 약물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