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현빈의 새로운 목표, “꼭 태극마크 달고 싶다”
한국 야구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세대교체’의 서막이었다. 금메달과 대회 4연패는 어찌 보면 작은 결실에 지나지 않는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국제대회의 부담감을 이겨내는 과정과 경험은 그 자체로 값지다. 대표팀이 만든 성과에서 파생된 효과도 작지 않은 듯하다.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또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고졸 신인 문현빈(19)의 프로 첫해 목표는 1군에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었다. 애초 바람처럼 그는 단 한 번의 엔트리 말소 없이 데뷔 시즌 136경기(15일 기준)에 출전하며 목표를 이뤘다. 경기 수로만 따지면 채은성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문현빈은 타율(0.266), 안타(113개), 타점(49개), 득점(47개) 등 주요 기록에서도 팀 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신인’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 15일 대전 롯데전에서 시즌 5번째 홈런(2점)을 터트리며 한화의 7-4 승리를 이끈 문현빈은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기에 나간 것과 2군으로 내려가지 않은 것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현빈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한 야수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선수로, 고졸 신인으로는 KBO 역대 7번째로 ‘100안타’를 친 주인공이 됐다.
그는 개인 기록이나 신인왕 득표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다만, 야구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보며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문현빈은 “제가 고등학교에 있을 때는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배님들의 모습을 봐도 잘 가늠이 안 됐다”며 “프로에 와서 함께 뛰던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니까 내심 부러웠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문현빈과 드래프트 동기인 포수 김동헌(키움)도 포함됐다. 그는 “원래 국가대표는 나중에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얼른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제 친구 (김)동헌이도 나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부러웠고, 기회가 된다면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소망했다.
마냥 먼 꿈만은 아니다. 루키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그는 이미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과 같은 성장 속도로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2026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는 “제가 꼭 잘해서 (문)동주 형과 같이 금메달을 따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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