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주 탐사 동력원 ‘원자력전지’ 성능 높였다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10.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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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적층형 열전발전소자. [사진=한국전기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원자력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력전지는 온도나 압력 등 외부 환경 영향을 받지 않고 40년 동안 충전이나 교체가 필요 없어 심우주 탐사에 적합한 전력원으로 꼽힌다.

박수동 한국전기연구원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16일 원자력전지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열전발전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38만km 떨어진 달은 밤이 14일이다. 이때는 태양전지를 작동할 수 없다. 또 달은 영하 170도까지 온도가 떨어지는 환경이다. 이런 극저온 환경은 태양전지에서 발전한 전기를 저장하는 이차전지를 방전시키고 전자기기를 망가뜨린다.

원자력전지는 이런 우주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열전발전소자에 전달해 전기를 만든다. 열전소자 양 끝에 온도 차이가 발생하면 전류가 흐르는 열전현상을 이용한다. 외부 동력원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원자력전지는 저온부터 고온까지 각 온도대에서 최고 성능을 나타내는 열전반도체들이 쌓인 형태로 구현된다. 열전반도체 물질의 성능이 온도에 따라 달라서 온도 분포에 맞게 최고 성능의 반도체를 배치해야 원자력전지의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자체 보유한 열전 적층 설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고효율화를 위한 수백만 개 이상의 열전반도체 적층 예측 분석을 수행했다. 또 학계에서 열전발전 효율성을 입증하는 기존 지표였던 ‘열전성능지수(ZT)’의 오류·한계를 공식적으로 밝혀내고,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는 ‘신 열전효율 공식’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결과들을 종합해 고효율을 보이는 열전발전소자를 합성했다. 500도 이상의 작동 조건에서 기존 열전발전소자보다 효율이 3% 높은 것을 확인했다. 수 밀리미터(mm) 높이에서 2~4층의 적층 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소형화와 경량화까지 가능한 열전발전소자”라며 “소형 위성, 탐색 로버 등의 보조전원 시장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열전발전소자를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 연구팀. 왼쪽부터 류병기·정재환·박수동 박사. [사진=전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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