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마'는 어려운 오페라? 아침 드라마처럼 편하게 즐기길"
26일 개막 예술의전당 '노르마' 주역 맡아
"감정 소용돌이 억제하며 연기, 지루할 틈 없어"
서울서 오페라 공연은 처음 "기쁘고 기대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리카르도 무티가 선택한 소프라노’로 이름을 알린 소프라노 여지원(43)이 예술의전당 오페라 ‘노르마’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여지원이 서울에서 정식으로 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여지원은 ‘노르마’를 “성악가에겐 어렵지만 관객에겐 그렇지 않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인공 노르마 역을 맡은 소프라노에게 고난도의 가창력을 요구해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아니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공연하는 것도 이번이 두 번째다. 예술의전당이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2016년 시즌 개막작으로 초연한 프로덕션을 국내 관객에 처음 선보인다.
주인공 노르마 역을 맡은 여지원은 현재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이다. 여지원은 “‘노르마’는 기술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악보에 써있는 음정을 다 노래할 수 없고, 여기에 복합적인 감정까지 표현해야 해서 성악가 입장에선 무척 어려운 작품이다”라고 털어놨다.
작품 속 노르마는 복잡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드루이드교의 제사장으로 엄격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 이면엔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애증을 함께 보여준다. 여지원은 “노르마는 한 민족의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로서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되지만,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아이를 낳은 뒤 사랑의 배신을 겪는다”며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를 억제하면서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런 노르마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작품의 대표 아리아인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다. 여지원은 “노르마가 소용돌이 치는 감정을 누르면서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듯한 모습으로 부르는 기도의 노래”라며 “감정을 감추면서 강한 힘을 내면에서 노래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여지원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노르마’를 한국에서 노래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기대된다”고 한국 공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또한 “오페라는 언어를 기본으로 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제가 사용하는 언어(이탈리아)를 가장 잘 표현하는 이탈리아 오페라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탈리아 오페라의 맛을 잘 살리는 게 제 목표다”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데시레 랑카토레가 여지원과 함께 노르마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이들 외에도 테너 마시모 조르다노, 메조 소프라노 테레사 이에르볼리노, 베이스 박종민 등이 출연한다.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 연출가 알렉스 오예 등이 참여한다. ‘노르마’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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