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상 중심의 실용적 풀프레임 미러리스, 소니 A7C II

2023. 10. 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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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출시한 소니 A7C는 기존 A7 시리즈에서 뷰파인더를 축소한 대신 스위블 액정을 추가하고, 성능 및 활용도는 그대로 유지한 라인업이다.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으로 일반 사용자 층의 뷰파인더 활용도가 떨어지고, 영상 촬영의 빈도가 늘면서 더 작고 편리한 제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다. 동일한 센서를 탑재한 A7 III와 비교해 셔터 속도나 인터페이스의 지원이 한 단계 아래라는 차이점은 있었지만, 그만큼 가볍고 휴대성이 좋아 초경량 미러리스 시장에 한 획을 긋는 데 성공했다.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소니는 지난 8월 29일, 2세대 제품인 소니 A7C II와 고화소 제품인 소니 A7C R을 새롭게 추가했다. A7C II는 새로운 3300만 화소 센서와 4K 60프레임 영상 지원, 다양한 피사체를 인공지능으로 인식하는 자동 초점 기능, 이미지 면적의 94%를 차지하는 759개의 위상차 검출 포인트 등 보급형 이상의 성능과 활용도를 갖고 있다. 소니 A7C II과 FE 24-70mm F2.8 GM II를 조합해 약 2주간 직접 제품을 사용해 봤다.

514g에 3300만 화소 담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A7C II

소니 A7C II는 514g의 가벼운 카메라지만, 3300만 화소 풀프레임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소니 A7C II는 3300만 화소 엑스모어 R CMOS 센서를 장착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필름 크기와 동일한 35mm 풀프레임 센서를 장착해 렌즈 화각 등에 손해를 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APS-C 센서에 비해 더 얕은 피사계 심도 표현이나 저 노이즈를 실현할 수 있다. 이미지는 7008x4672 픽셀로 생성되며, JPG와 고효율 포맷인 HEIF, 소니 RAW 4.0 포맷으로 기록된다. 동영상은 4K(3840x2160) 60프레임, 최대 150Mbps 비트레이트로 촬영할 수 있으며 FHD(1920x1080)는 120, 100, 60, 50, 29, 25, 24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전작인 A7C와 비교해 배터리 포함 무게는 약 5g밖에 늘어나지 않은 514g이며, 사이즈는 길이 124mm, 높이 71mm는 동일하며, 두께만 3.4mm 늘어난 63.4mm다. 그러면서 화소는 2420만 화소에서 3300만으로 늘었고, 이미지 프로세서도 더 빠른 비온즈(BionZ) XR로 업그레이드돼 처리 속도와 AF 성능이 모두 향상됐다.

터치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새로운 메뉴가 추가됐다 / 출처=IT동아

외형 측면과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조금 변화가 있다. 전작의 경우 그립 쪽 패턴이 미끄러운 재질에다가 손에 딱 잡히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A7C II는 이 부분을 개선해 A7 시리즈와 동일한 고무 재질로 바꿨다. 또한 요철을 더 줘 쉽게 잡을 수 있게 됐고, 셔터를 잡는 쪽에 다이얼을 배치해 활용도를 올렸다. 전원의 방향도 조금 바뀌었다.

후면 역시 엄지부에 사용자 버튼이 추가돼 활용도를 높였고, 상단의 모드 다이얼을 키우면서 퀵&슬로우, 동영상, 사진 변경 모드를 추가했다. 반대로 브라케팅 다이얼은 제외됐고, 대신 다기능 다이얼이 탑재됐다. 메뉴 역시 A1, A7S III에 탑재된 2세대 UI로 변경됐다. 덕분에 메뉴 조작은 물론 DISP 버튼에 따른 카메라 UI도 바뀌어 터치 조작성이 더욱 좋아졌다.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큰 변화가 없지만, 전반적인 조작계와 배치는 바뀌었다 / 출처=IT동아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고 배치만 바뀌었다. 데이터 전송 및 충전 단자로 활용되는 USB-C 단자는 3.5mm 오디오 단자 옆으로 갔고, UHS-II에 대응하는 메모리 슬롯과 마이크로 HDMI 단자는 그대로 탑재됐다. 뷰파인더는 전작과 동일하게 235만 화소를 탑재했지만, 배율이 0.7배로 조금 더 커졌다. 디스플레이는 동일하게 270도 회전에 176도까지 펼쳐지는 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는데, 화소 수는 92만에서 103만으로 소폭 상승했다.

높아진 화소 수, 이미지 품질에 큰 영향
FE 24-70mm F2.8 GM II에서 ISO 100, f/8, 1/160초로 촬영, 아래 이미지는 원본을 100% 확대한 것/ 출처=IT동아

소니 A7C II의 가장 큰 변화는 센서다. 2420만 화소에서 3300만 화소로 오르면서 이미지 해상도가 커졌고, 그만큼 후보정 시 가공도가 좋아졌다. 100% 확대 시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도 장점이다. 소니 A7C II가 가능한 가장 높은 해상력을 보여줄 수 있게 FE 24-70mm F2.8 GM II에 초점거리 40mm, f/8.0, ISO 100을 설정해 촬영했다. 비교적 원거리에 있는 피사체지만 기왓장부터 단청 형태, 벽돌 틈새까지 구분할 수 있는 정도의 선명도를 보여준다.

이미지 결과물의 품질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이상적인 조건만 만족하면 A7C II로도 4천만 화소 대인 A7R III 수준의 고품질 이미지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풍경이나 여행 사진, 기록, 일상 등에서 높은 해상도로 결과를 남기고 싶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지다.

FE 24-70mm F2.8 GM II에서 ISO 100, f/5.6, 1/200초로 촬영, 아래 이미지는 원본을 100% 확대한 것 / 출처=IT동아

10~20미터 내외의 중거리 촬영에서는 굉장히 좋은 이미지 품질을 보여준다. 이미지는 ISO 100, f/5.6, 50mm로 촬영됐다. 조금 떨어져 있는 거리임에도 바나나 나무의 이파리가 갈라지는 모습과 끝 부분까지 세세하게 구분할 수 있고, 그 뒤쪽 암부에 있는 명판의 글씨까지도 선명하게 구분된다. 앞서 A7C나 A7 III의 경우 화소 수가 많지 않아 이미지를 크롭 해서 사용하기가 곤란했는데, 이런 부분이 상당 부분 해소된 느낌이다.

이미지 크기는 RAW 비압축 시 66~67MB, 압축 시 25~30MB다. 고효율 포맷인 HEIF 파일은 라이트 설정에서 2~4MB, 엑스트라 파인 설정에서 4~10MB 사이가 나오고, JPG는 4~18MB 사이로 확인된다. RAW와 JPG 혹은 RAW와 HEIF는 동시에 촬영할 수 있지만, JPG와 HEIF는 동시에 설정할 수 없다. HEIF의 경우 이미지 품질과 저용량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아직까지 범용성이 좋지 않아 구형 PC에서는 호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편집 조건을 잘 고려해서 써야 한다.

FE 24-70mm F2.8 GM II에서 ISO 100, f/8, 1/160초로 촬영 / 출처=IT동아

스마트폰의 경우 이미지를 여러 장 촬영한 뒤 겹치거나, 이미지를 실시간 후보정하는 고명암대비(HDR) 기능으로 이미지의 암부 및 명부를 보완하지만, A7C II는 15스톱 상당의 다이내믹 레인지 범위를 갖고 있어 그 자체로도 풍부한 명부 및 암부의 표현력을 갖춘다. 웹용 이미지로는 구분이 어렵지만 어도비 포토샵, 라이트룸으로 후보정 시 이전 세대 제품들보다 나은 이미지 수정 범위를 보여준다.
FE 50mm F2.5 G에서 ISO 100, f2.5, 1/3200초로 촬영 / 출처=IT동아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이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피사계 심도 표현 때문이다. APS-C 센서는 가격대가 저렴하고 스마트폰 등과 비교해 월등한 이미지 품질을 제공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광각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피사계 심도 표현도 조금 부족하다. 풀프레임 카메라에 조리개가 밝은 렌즈를 사용하면 이 문제는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

FE 50mm F2.5 G 렌즈를 물린 뒤 근거리에서 피사체를 촬영했다. 그 결과 초점면에서 1~2cm 떨어진 곳부터 심도가 얕아지기 시작해 30~40cm만 떨어져도 배경이 완전히 희석된다. 얕은 피사계 심도는 피사체를 집중해 주는 효과도 있고, 빛망울 등의 표현으로 사진의 미려함을 더한다. 사진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A7C II에 단초점 렌즈 하나만 장착해서 사진을 찍으면 기대 이상의 이미지를 건질 수 있다.


사진보다는 영상용 카메라에 가까운 기종인 만큼 영상 초점 기능이 상당히 좋다. A7C II는 화면의 94% 면적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동영상 초점 성능도 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영상 초점 모드에서는 AF 전환 속도를 5단계로 조정할 수 있고, AF 피사체 전환 감도도 3단계, AF 지원을 켜고 끌 수도 있다. 또한 초점 영역 지정이나 제한 영역 지정, 수동 초점 시 프레임 색상, AF 프레임 이동량 등을 지정해 원하는 장면에서 원하는 만큼 초점이 변경되도록 지시할 수 있다.

예시에서는 기본 모드로 AF를 설정한 뒤, 터치 디스플레이로 근거리 및 원거리 초점을 지속해서 변경했다. 고성능 렌즈를 활용했긴 하나, 초점을 잡는 과정에서 초점면이 흔들리는 초점 호흡 현상은 거의 없으며, 체감상 매우 빠르고 정확한 수동 초점의 수준으로 초점을 잡는다.

FE 24-70mm F2.8 GM II에서 ISO 100, f/2.8, 1/4000초로 촬영 / 출처=IT동아

A7C II에서 가장 큰 변경점 중에 하나가 인공지능 기반의 피사체 인식 성능이다. 전작은 사람, 동물의 눈을 인식하는 수준의 자동 초점 기능만 갖추고 있었으나, A7C II는 사람, 동물, 새, 곤충, 자동차, 기차, 비행기까지 인식 범위가 넓어졌고, 사람의 경우 얼굴, 머리, 눈, 몸, 포즈 추정까지 포함되고, 동물과 조류 역시 눈에서 몸과 머리도 각각 인식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사람, 동물, 새까지만 지원하는 A7 IV보다 훨씬 우수한 수준이다.

이렇게 인식할 수 있는 피사체가 다양해지면 특정 장면을 촬영할 때 훨씬 정확하게 촬영할 수 있고, 초점을 맞추기도 훨씬 쉬워진다. 특히나 영상에서도 동일하게 인식을 지정할 수 있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FE 24-70mm F2.8 GM II에서 ISO 100, f/8, 1/250초로 촬영, 사각형 이미지는 원본을 100% 확대한 것 / 출처=IT동아

A7C II의 AF 모드를 AF-C로 설정, 초점 영역은 와이드로 지정한 다음 인식 대상을 동물로 한정했다. 동물 촬영은 피사체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눈에 초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조리개 값을 올려 피사계 심도를 깊게 하고, 빨리 움직여도 사진이 흔들리지 않도록 셔터 속도를 높인다. 그러다 보면 ISO를 올려야 해 이미지 품질이 떨어진다.

하지만 A7C II로 동물을 지정해 초점을 잡으니 눈을 정확하게 추적했고, 또 손떨림 방지 기능이 7스톱 상당으로 대단히 우수하기 때문에 낮은 셔터 속도에서도 흔들림을 잡을 수 있었다. 덕분에 ISO 100 설정에서 f/8.0을 적용하고도 1/250에서 원활하게 동물의 눈을 잡아낼 수 있었다.

동선을 예측하기 어려운 아이들이나 재빠른 동물, 새 등을 촬영할 때 상당히 유용하고, 곤충 등을 등배접사 할 경우에는 대단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취미 사진 등으로 곤충이나 식물 등을 촬영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니 쓰임새가 상당히 많을 것 같다.


영상 기능에서도 초점 추적 성능은 그대로 발휘된다. AF를 연속으로 두고, 인식 대상을 동물로 한 다음 영상을 촬영했다. 초점이 계속 반응할 수 있도록 구도를 상하좌우로 계속 바꿨고, 줌아웃을 해 영상 초점이 틀어지도록 유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 인식 기능은 초점 호흡 없이 꾸준히 AF를 동물의 눈에 맞췄고, 순간적인 움직임조차도 포착해 영상 초점을 유지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망원 렌즈와 조합해 스포츠나 동물 촬영 등 고속의 피사체를 검출하는 경우에도 충분하다.


A7C II의 손떨림 보정 기능도 기대 이상이다. A7C II의 손떨림 보정 기능은 CIPA 기준 7스톱 상당으로, A7 IV의 5.5스톱보다 소폭 높고, A7R V의 8스톱에 가까운 수준이다. 덕분에 영상을 촬영할 때 기대한 것보다 좋은 손떨림 보정 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빠른 움직임에 맞는 보정을 적용하는 스테디샷 액티브 모드도 별도로 추가돼 이동하면서 촬영하기에 좋다.

샘플의 경우 스테디샷을 액티브로 설정한 다음 AF를 계속 맞추면서 숲길을 이동한 예시인데, 초점을 비교적 원하는 곳에 계속 잡으면서도 흔들림이 제법 잘 보정되는 느낌이다. 예시처럼 촬영한 결과물을 그대로 쓸 순 없겠지만, 피사체가 고정된 속도로 이동하면서 걷는 수준으로 따라가는 정도라면 상당히 좋은 수준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 다만 영상의 주변부가 조금 잘리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이외에도 전작에는 별도 메뉴로 선택해야 했던 슬로우&퀵 촬영과 타임랩스 버튼으로 마련돼 빠르게 촬영을 진행할 수 있게 됐고, 일부 렌즈에서 초점 호흡을 보정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또 AI로 사진에 적절한 구도를 적용하는 자동 프레이밍 모드, 초점이 맞는 영역을 색상 데이터로 표기해주는 초점 맵 기능 등이 추가돼있다.

사진과 영상 모든 면에서 강화··· 배터리 효율 저하는 단점

뷰파인더가 없고 외형이 작다 보니 고성능 대형 렌즈와 결합하면 무게 중심이 조금 안 맞는 인상을 준다 / 출처=IT동아

소니 A7C II는 풀프레임 센서 기종을 필요로 하는 아마추어, 전문가 모두를 겨냥한 카메라다. 일반 사용자라면 최근 출시한 APS-C 센서 기반의 소니 A6700이면 충분하나,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사양과 이미지 품질이 필요한 경우라면 A7C II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물론 전문가라면 뷰파인더나 인터페이스 구성, 셔터 속도 등에서 더 유리한 더 나은 A7 IV를 선택하는 게 좋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성과 가벼운 무게를 더 중시하는 여행, 사진작가 등의 경우라면 A7C II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아쉽게도 사진 및 영상 기능이 강화되면서 배터리 효율은 좀 더 떨어졌다. 배터리 수명은 일반 사진 기준으로 530장, 영상 연속 기록이 165분 정도 촬영할 수 있다. 전작인 A7C는 사진 680장, 영상 연속 기록 220분이었다. 화소 수와 처리 속도가 상승하면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진 것이다. 물론 USB-C 규격에 충전 중 촬영을 지원하므로 보완할 수는 있다.

가격은 A7C II 단품 기준 269만 원대, FE 28-60mm F4-5.6를 포함한 가격이 309만 원대다. 동일한 구성에 6100만 화소 센서를 탑재한 A7C R은 379만 원대다. 309만 원대인 A7 IV와 비교하면 가격대가 조금 낮지만, 큰 차이는 없다. 35mm 풀프레임을 선호하면서도, 수준급의 성능과 초경량까지 모두 필요로 하는 조건이라면 A7C II가 최선의 선택지라 본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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