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ADEX 2023… 지상·항공·우주 방산 新기술 ‘총집합’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 이글스’가 편대를 이뤄 하늘로 치솟더니, 땅을 향해 8갈래로 내리꽂으며 거대한 부채 모양을 연출했다. 초음속 훈련기 T-50 기종에 탑승한 블랙이글스 대원들은 하늘에서 다이아몬드(◇) 모양, 화살표(◁) 모양 등으로 대형을 자유롭게 바꿨다. 비행기 후미에서 나오는 구름으로 하늘에 하트(♡) 모양, 태극 모양 등을 그려내기도 했다.
지난 1996년 ‘서울 에어쇼’로 시작한 서울 ADEX는 국내 항공우주·방위산업 제품의 수출 기회 확대와 선진 해외 업체와의 기술 교류를 위한 행사다. 지난 2009년부터 지상 방산 분야까지 통합했다. 매 홀수년 10월에 열리며 올해는 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ADEX 공동운영본부는 행사에 앞서 프레스데이를 열고 블랙이글스의 곡예비행 및 KF-21, TA-50, 수리온, F-35 등 공군 주요 전력의 시험 비행 모습을 공개했다.
건군 75주년·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올해 ADEX에는 34개국 550개 업체가 참가한다. 전시 장비가 늘어나며 실내 전시관과 야외 전시장 규모도 2년 전과 비교해 각각 24.6%, 17% 커졌다. 국내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현대차그룹 방산 계열사, LIG넥스원, SNT모티브 등 주요 방산 업체들이 부스를 차렸다.
KAI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폴란드와 말레이시아로 수출한 FA-50 경전투기, 올해 1월 UAE(아랍에미리트)와 국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한 수송기 MC-X의 콘셉트 모델 등 다양한 고정익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올해 ADEX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독자적 형상을 가진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실물 기체와 비행 모습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KF-21은 수평 급선회 기동, 배면비행 등을 선보이며 국산 전투기의 높은 기동성과 우수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이 통합 부스를 마련했다. 한화는 올해 전시회에서 우주 역량을 강조했다. 통합부스 내 ‘스페이스 허브-존’을 갖추고 한국 최초의 독자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의 추력기를 전시했다.
한화는 소형무장헬기(LAH) 엔진과 함께 한국형 전투기 KF-21에 적용한 F414 엔진 모형도 전시했다. F414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의 라이센스 기술로 국내에서 면허 생산한 엔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향후 5세대급 유·무인기용 엔진을 국내 기술로 100%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가스터빈 엔진 분야의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ADEX에서 현대로템, 현대위아, 기아 등이 참여해 통합 부스를 운영한다. 현대로템은 K2EX 수출형 전차와 30t급 차륜형 장갑차 실물을 실내 공간에 직접 전시한다.
K2EX는 기존 K2 전차의 수출형 성능개량 콘셉트 모델로,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적 발사체를 요격해 무력화하는 능동방호장치가 탑재돼 생존성이 강화됐고, 원격무장장치를 비롯해 360도 시야 확보가 가능한 전장상황인식장치가 적용됐다.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30t급 차륜형 장갑차는 총탄과 대전차 지뢰 등에도 방호 능력을 갖췄고, 대구경 포탑 등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지상에서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주행이 가능하고 수상추진 프로펠러가 장착돼 수상 운용도 가능하다.
LIG넥스원은 ‘장거리 공대지유도탄’(KALCM)과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등을 선보였다. KALCM은 국방과학연구소 주도 아래 국내 기술로 개발되는 최초의 공중발사 유도탄으로, KF-21의 핵심 무장으로 꼽힌다. 수백㎞ 떨어진 핵심 표적을 정밀 공격할 수 있다. KGGB는 FA-50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공기에 장착 및 운용이 가능한 폭탄이다.
LIG넥스원은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 등 수출 유망 품목도 함께 전시했다. ‘한국판 재블린’으로도 불리는 대전차 미사일 현궁은 경쟁 무기 대비 3분의 1 정도로 낮은 가격이 강점이다. 해안방어용 유도무기체계인 비궁은 미국 국방부가 동맹국의 우수 국방 장비를 선정하는 해외비교시험(FCT) 프로그램을 통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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