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건너간 북 포탄 벌써 수십만발…정부, 추가 조치 검토

김지훈 기자 2023. 10. 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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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이 넘는 무기를 해상에서 넘겨준 정황을 미국 백악관이 폭로하며 공개한 위성 사진에 담긴 장면들이다.

이처럼 북한과 러시아간 북한산 무기의 대량 거래를 의심케 하는 장면들이 속속 포착된 가운데 우리 정부는 "한미 공조 하에 지속 추적하고 있던 사안"이라는 입장을 16일 밝히는 한편 대북 제재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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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북한이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장비 및 탄약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미국 정부가 공개한 위성 사진. /사진제공=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지난달 8일 북한 나진항 부두에 20피트(ft) 컨테이너 약 300개가 쌓여있었다. 같은달 12일에는 러시아 국적 선박 앙가라호가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나진항 부두에서 포착된 것과 같은 분량의 컨테이너를 적재한 채 정박해 있다. 이달 들어서는 컨테이너들을 실은 열차가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약 290km 떨어진 러시아 티호레츠크로 향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이 넘는 무기를 해상에서 넘겨준 정황을 미국 백악관이 폭로하며 공개한 위성 사진에 담긴 장면들이다. 이처럼 북한과 러시아간 북한산 무기의 대량 거래를 의심케 하는 장면들이 속속 포착된 가운데 우리 정부는 "한미 공조 하에 지속 추적하고 있던 사안"이라는 입장을 16일 밝히는 한편 대북 제재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이번에 백악관이 공개한 러-북 간 해상 컨테이너 운송 정황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자세한 내용은 공개가 제한되나, 컨테이너 적재량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포탄의 양으로 추산하면 수십만 발에 해당하는 규모로 평가할 수 있다"며 북-러 무기거래는 한미 공조를 통한 추적 대상이었다고 확인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장비와 군수품이 담긴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를 제공했다"고 발표하며 "우리는 북한이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장비, 기타 물자와 첨단기술을 포함한 군사지원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실제로 러시아에 무기를 넘겨줬다면 북한의 무기 수출과 모든 국가들의 북한산 무기 수입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외교부 당국자도 "러북 간 무기류 거래 및 관련 협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즉각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러북 간 무기거래를 비롯한 군사협력 동향을 지속 주시하며 추가 조치를 검토해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러시아 등 제3국과 무기 거래에 관여한 북한인과 기관 등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헤 지정한 바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러시아와의 무기거래에 대해 부인해 왔으나 관련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전 세계를 속여 온 북한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향해서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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