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으로 기우는 중국…反이스라엘 정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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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초반 중립을 표방했던 중국의 무게 중심이 최근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직후 중국은 외교부 성명과 브리핑 등을 통해 중립을 표방헤왔다.
일부 중국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지지를 보내는 현상은 이스라엘의 친미 성향에 대한 반감에 더해 과거 제국주의의 침략을 당했던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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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복 공습 비판, 팔레스타인 동정 여론
SCMP "중국 입장, '친미' 이스라엘과 멀어질 듯"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초반 중립을 표방했던 중국의 무게 중심이 최근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중국에선 반미 감정과 결합한 ‘반이스라엘’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1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상황이 지금과 같은 수준까지 이른 근본적인 이유는 팔레스타인 민족의 생존권과 건국권이 오랫동안 무시됐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역사의 불공정은 조속히 사라져야 하고 중국은 이슬람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단결하고 하나 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앞서 14일에도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 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행동은 자위권의 범위를 넘어섰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역사적인 부당함이 벌써 반세기 동안 지속됐다. 이는 더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직후 중국은 외교부 성명과 브리핑 등을 통해 중립을 표방헤왔다.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모두 ‘친구’로 칭하면서 양측의 자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을 시작하자 중국 외교 당국의 입장은 중립에서 팔레스타인 지지로 움직이는 분위기다.
중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 때문에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중국은 다음 주 자이 쥔 중동문제 특사를 파견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회담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중국이 주재한 평화회담이 성사될지 혹은 성사되더라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사회에서도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 총편집장을 지낸 논객 후시진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이스라엘은 미국 때문에 버릇이 나빠졌다”며 “우리는 유대인과 미국인이 지배하는 여론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썼다.
웨이보에선 이밖에도 “이스라엘을 미국 내에 건설하라”, “하마스는 테러 조직이 아닌 저항 조직”이라는 등의 내용의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베이징에서 중국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가족이 칼에 찔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일부 중국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지지를 보내는 현상은 이스라엘의 친미 성향에 대한 반감에 더해 과거 제국주의의 침략을 당했던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1988년 팔레스타인 독립 선언 직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지난 6월에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팔레스타인 민족을 향한 중국인들의 동정심은 침략의 표적이 됐었던 자신들의 고통스러운 역사에 뿌리를 뒀을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친미 국가이기 때문에 이제 중국의 입장은 이스라엘과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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