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 위험 높이는 수면무호흡증··· 양압기 대신할 대안은

김태훈 기자 2023. 10. 1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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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해 쓰이는 구강 내 장치 중 가장 널리 쓰이는 하악전방이동장치는 아래턱을 앞으로 내민 상태로 유지해 기도가 좁아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대한치과수면학회 제공

수면을 방해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만성피로를 비롯해 고혈압·당뇨병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치료법으로는 양압기가 잘 알려져 있는데 처음 쓸 때는 적응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구강 내 장치’로도 양압기와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편의성은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한 공기가 들어가는 기도 윗부분이 반복적으로 막히는 탓에 숨을 못 쉬어 자주 잠에서 깨는 질환이다. 혀가 크거나 아래턱이 작은 사람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깨어있을 때는 숨을 쉬는 데 문제가 없지만 잠이 들면 혀뿌리가 있는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중단되는 증상을 보인다. 단순히 수면 부족과 만성피로만으로도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데 방치하면 고혈압·당뇨병·뇌졸중·부정맥 등의 발병을 포함해 사망률까지 높일 위험이 있다.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내린다.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 또는 숨을 얕게 쉬는 수면저호흡 증상이 1시간 동안 5회 이상 나타나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판정한다. 1시간에 5~15회는 경증, 15~30회는 중등도, 30회 이상이면 심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분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8만3683명에서 지난해 11만3224명으로 3년 새 35% 증가했다. 지난해 환자 중에선 남성 환자(8만9998명)가 약 80%를 차지했고, 여성 환자(2만3226명) 중에서는 50대 이상 환자(1만5528명)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옥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구강외과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환자 수가 확연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법 중에선 양압기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수면 중 호흡을 할 때마다 양압기가 공기를 불어 넣어 상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한다. 효과는 좋지만 공기 흡입을 위해 매일 마스크를 쓰고 자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이 있어 지속적인 착용에 실패한 환자가 많다.

양압기의 대안으로 치과에서 시행하는 구강 내 장치 치료가 첫 손에 꼽힌다. 그밖에 좁은 경구개를 넓히는 시술인 급속상악팽창술, 아래턱뼈를 앞으로 당겨 기도를 확보하는 이설근 전진 수술 등도 있다. 구강 내 장치는 잘 때 치아에 착용한다. 기도를 막는 혀를 전방으로 내밀도록 하고, 아래턱도 앞으로 빼서 좁은 기도 공간을 넓히는 효과를 낸다. 경도에서 중등도의 수면무호흡 환자가 양압기 치료를 원하지 않는 경우, 양압기 치료에 실패한 때에 주로 쓴다.

기존 해외 연구에서는 구강 내 장치를 이용한 치료가 경증 또는 중등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는 양압기 치료와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서도 중등도 이상의 심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수면의 양과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홍성옥 교수는 “다만 구강 내 장치 치료는 심장질환이나 호흡기질환, 만성 전신질환, 심각한 잇몸병 등이 있거나 틀니를 착용하는 경우에는 사용이 제한된다”며 “얼굴 형태, 연령 등을 고려해 정확한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구강외과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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