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1000명 확대'…"SKY대 더 생기는 것, N수생 불 보듯"

서한샘 기자 남해인 기자 2023. 10. 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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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17년째 3058명으로 동결 중인 의대 입학정원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학 입시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N수생 폭증', '이공계열 이탈' 등 의대 쏠림현상의 부작용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원 배분 단계에서부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시전문가들은 이처럼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날 경우 상위권 대학 이공계부터 우수학생 유치에 '구멍'이 생기며 대학 입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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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대 자연계 선발인원 1700~2100명…대입 지각변동 예고
상위권 대학도 우수학생 유치 '구멍'…이공계·지방대 유출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종·서울=뉴스1) 서한샘 남해인 기자 = 2006년부터 17년째 3058명으로 동결 중인 의대 입학정원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학 입시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N수생 폭증', '이공계열 이탈' 등 의대 쏠림현상의 부작용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원 배분 단계에서부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교육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매년 최대 1000명 이상 늘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이 2025학년도 대입에서만 1000명 늘어난다면 이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급의 최상위권 대학이 하나 더 생기는 수준이다. 2024학년도 대입 기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연계열 선발 인원은 대학별로 1700~2100명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이처럼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날 경우 상위권 대학 이공계부터 우수학생 유치에 '구멍'이 생기며 대학 입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의대로 쏠리면서 이공계열에서는 우수인재 육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대 재도전을 위해 '무더기 N수' 등으로 이공계열 이탈이 일어난다면 대학 이공계열의 '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수능 지원자 가운데 N수생 비율이 2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는데 내년에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지방 학생들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면서 단기적으로 내년 입시는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여파는 중상위권 대학, 하위권 대학으로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지역 소재 대학들의 학생 충원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3이 의대에 몰리는 것은 물론 상위권 대학 학생이 의대 재도전을 위해 빠져나가면서 상위권 대학에 구멍이 생길 것"이라며 "중·하위권 학생들이 연쇄적으로 중·상위권 대학에 몰리면서 지역 소재 대학들의 학생 충원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매년 최소 1000명 이상 늘릴 전망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16일 "의대 입학정원을 최소 1000명 이상 확대한다. 한 번만이 아니라 정부 임기 내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2006년부터 3058명이었던 의대 입학정원이 한 해 4000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정원 배분·지역의사 배치 규모가 관건…교육부 "부작용 해소 방안 검토"

교육계에서는 지역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배분해야 이 같은 문제를 그나마 해소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인재 의무 선발 비율을 대폭 늘리고 지역 의무 복무 기간도 강화하는 식이다. 현재 지방대육성법에 따라 비수도권 의대는 대학 소재지 고교를 졸업한 지역인재를 40% 이상(강원·제주 20%) 선발해야 한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인구당 의사 수를 고려하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 자체는 적절하다"며 "다만 정원 확대 규모를 아예 지역으로 돌리거나 의무 복무하는 규정을 넣는 식으로 공공의료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 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방법도 있지만 정부에서는 의대 신설 방식의 정원 확대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공공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박영호 창원대 기획처장은 "기존 의대 증원으로는 필수의료 공백, 이공계 인재 이탈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의대 정원 증원 규모·시기가 구체화한 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배분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지금도 이공계 인재가 몰리고 있는데 (의대 쏠림이) 심화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원 확대에 대한) 결론이 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을지 같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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