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도 맞닿은 안철수·이준석 신경전…“악마의 눈물 쇼” vs “아픈 사람 상대 안 해”
이어진 기자회견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尹 향해 ‘결자해지’ 눈물로 호소
이준석, 안철수 두고 “나는 아픈 사람 상대 안 해”…安, SNS에서 “악마의 눈물 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막말 가짜뉴스’ 공방을 주고받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경전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맞닿은 시간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으로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며 ‘결자해지(結者解之)’를 눈물로 호소한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안 의원이 ‘악마의 눈물 쇼’라고 쏘아붙이면서다.
안 의원은 지난 13일부터 이뤄진 이른바 ‘이준석 제명을 위한 서명운동’에 이날 오전 10시 기준 총 1만6036명이 참여했다고 이 전 대표보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같은 당 김태우 후보 지원유세 중 자신이 막말을 했다던 이 전 대표의 라디오 인터뷰가 ‘가짜뉴스’라며, 서명운동을 전개해온 안 의원은 앞으로 1주일간 서명을 더 받아 당에 추가로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다.
김 후보 유세차에서 행인 욕설을 유쾌하게 받아쳤던 안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막말로 표현한 이 전 대표 라디오 인터뷰가 ‘가짜뉴스’라고 반박한 게 공방의 시작점인데,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의 보선 패배 시 화살이 돌아갈 후보로 자신을 포함해 안 의원 등을 언급했던 이 전 대표는 같은 주장이 계속되면 안 의원의 지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면서 맞서왔다.
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우리 당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며 내부 분란을 조장하면서 우리 당에서 선거에서 몇 퍼센트 질 거라 잘난 체하고 다니는 나쁜 사람들은 몰아내야 한다”면서, “선거는 몇 퍼센트로 질 거라고 예언하는 이준석보다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는 사람이 우리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를 겨냥한 안 의원의 맹공은 ‘2030세대의 대표성을 상실했다’, ‘지지세력이 없다 보니 세 치 혀로 세상을 현혹하고 당을 난도질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아직도 청년의 대표인 듯 과대 포장하고 있다’ 등 기자회견 발언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안 의원은 ‘박근혜 키즈’로도 불리는 이 전 대표의 정치 시작점을 부각하듯 “박근혜 정부의 은덕을 입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당 쇄신을 위해 치켜세우고 대접해줬더니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며, “지켜보고 계실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얼마나 마음 아파하시겠냐”는 말도 더했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는 “여당의 집단 묵언수행 저주를 풀어 달라”며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호소하며 거듭 눈물을 닦았다.
이 전 대표는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간신배들의 아첨 속에 대통령께서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이 되지 않기를 기대했다’는 이 전 대표는 보선에서의 약 18%p 차이 패배를 내다본 자기 예측이 맞아떨어진 데 대해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대통령 긍정 평가율과 연동되어 있다”며 “서울은 총선에서 해볼 만하다고 희망회로를 돌렸지만, 지지 정당이 없는 대부분 시민은 철저하게 여당을 외면했다”고 분석했다.
정확한 현실 직시와 입 밖으로 표현하는 용기가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지만 여당의 누구도 지난 15일 의총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거나 ‘당이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다’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며, “그렇게도 두려운가”라는 질문을 여당에 던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반 동안 문재인 정부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해병대 고(故)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혐의 등으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불구속 기소된 대목을 언급하면서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토론하고 논쟁했다면 선거 결과는 지금과 달라졌을 거라며 사자성어 ‘결자해지’를 윤 대통령에게 던진 이 전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것들이 잘못되어 가고 있을 때 그것을 뒤집고 승리에 도달하기까지 60일이면 충분했다”면서, 총선까지 남은 6개월을 값지게 보낸다면 어떤 색깔을 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윤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 전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지금의 정책 기조와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개인적인 거취에 대해서는 오늘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인선에는 “할 말은 많지만 굳이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지도부가 어느 정도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이 오래 지켜봐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명 움직임을 놓고 ‘나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던 이 전 대표의 응수에 안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제 기자회견 이후에 연이어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 쇼를 보여줬다”며 “눈물 쇼를 보여주고 제명당하면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