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북받쳐 울어버린 이준석…“尹, 오류 인정 않으면 총선 필패”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3. 10. 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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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이준석 눈물의 기자회견
“與, 집단 묵언수행 저주 풀어달라
구태정치로는 수도권 민심 못얻어
대통령에 직언 그렇게 두려운가”
채상병·서이초 사건 언급하며 울먹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달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結者解之·매듭을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라며 “제발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정부여당이 바뀌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보느냐’란 취재진 질의에 “난 선거중독자다. 선거 맨날 고민한다. 근데 (이길 방법이) 없다”며 “대통령이 지금 정책,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고 선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거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보이지 않는 걸 어떡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15%포인트 차이로 대패한 점을 거론하며 “어제 의원총회에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분들이 꼭 해야 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 그렇게도 두려운가”라고 여당 측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메시지가 다시 한번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공천권자만 바라보는 구태정치로 수도권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회견장을 나온 후 기자들과 가진 백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단 한 명의 의원이라도 대통령께 진정성을 가지고 요구를 할 줄 알았다”라며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개별 의원 발언이 아니라 의원총회 총의로서 대통령에 건의해야 되는 상황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근데 총의는커녕 아침에 (의원총회에서 나온) 메시지를 보면 (선거 패배 후) 이틀 자고 일어나니 살만한가 보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고(故)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책임자였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 탄압 논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의대 정원 증원 등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그(박 단장)가 수사하는 것을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서 집단 린치하고 있다”며 “민생보다 이념을 추종하고, 정책보다는 정당장악에 몰두했던 모습이 낳은 모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없애겠다고 공약했던 것은 부처로서의 수명이 다한 여성가족부인데, 왜 거꾸로 R&D 예산이 삭감돼야 하나”라며 “R&D 예산에 방만함이 있다면 외과수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두서없이 의대 정원을 1000명 가까이 늘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그런데 수가가 현실화되지 않으니 대형병원마저도 장례식장과 주차장, 식당으로 먹고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오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무책임한 공급 위주의 대책 보다는 지방 의료기관과 비인기과의 진료행위에 대해서 비용의 현실화를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있는 여당의 정책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채 상병 사망사건과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언급하던 와중에 감정이 북받친듯 목이 메고 눈물을 여러 번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백브리핑에서 “적어도 채 상병 사건 같은 경우 대통령의 상징자산”이라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본인의 상징자산을 왜 이리 허무하게 날려버리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하나의 흘러간 사건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큰 상처였던 서이초등학교 사건을 딛고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새로운 인선에 관해선 “할 말은 많지만 굳이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지금 지도부의 면면을 평가하기보다는 이 지도부가 어떤 용기를 가지고 지금까지 국민들이 지탄했던 부분을 개선해나갈 것인지, 이 지도부가 어느 정도 용기를 낼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이 오래 지켜보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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